저는 새 기능이 나오면 일단 '왜 만들었을까'부터 생각하는 편입니다.
화면에 숫자 하나 더 띄우는 게 뭐 그리 대수냐 싶었는데요.
이번 테슬라 FSD V14.3.3의 '무개입 카운터'는 좀 달랐습니다.
기능 자체보다, 그 숫자가 운전자의 머릿속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진짜 쟁점이더라고요.
이 글은 FSD V14.3.3 무개입 카운터가 뭔지, 왜 논란이 됐는지 궁금한 분을 위한 글입니다.
테슬라는 2026년 5월 17일부터 FSD V14.3.3, 펌웨어 2026.14.6.6을 얼리 액세스 차주에게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핵심은 중앙 터치스크린 왼쪽에 새로 생긴 위젯입니다.
마지막으로 운전자가 개입한 이후, FSD로 얼마나 멀리 달렸는지를 소수점 단위까지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운전자가 FSD를 해제하면, 그 숫자는 즉시 0으로 리셋됩니다.
여기서 '개입'은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직접 잡거나, 브레이크를 밟거나, 가속 페달을 눌러 특정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이 카운터는 사실상 '내가 차에 손대지 않고 버틴 거리'를 재는 셈입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새로 생긴 'Self-Driving 앱'에는 역대 최장 무개입 스트릭이 영구적으로 기록됩니다.
공식 릴리스노트의 표현도 분명합니다.
거리 추적이 이제 '개입 없이(without an intervention)' 완료한 주행을 보여주고, 앱은 '당신의 최장 무개입 스트릭'을 보여준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운전자가 차를 다시 넘겨받으면, 메인 화면에서 개입 사유를 직접 고를 수 있게 됩니다.
기록이 남고, 갱신할 최고 기록이 생기고, 멈춘 이유까지 적게 만든다.
게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구조가 어딘가 익숙하실 겁니다.
이 지점에서 베테랑 FSD 테스터 척 쿡(Chuck Cook)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그는 이 기능이 잘못된 인센티브를 만든다고 우려했는데요.
원문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In my opinion, this incentivizes not disengaging when it might be necessary. Keeping an intervention free streak going is not important."
내 생각에 이건 필요할 수도 있는 순간에 해제하지 않도록 부추긴다, 무개입 스트릭을 이어가는 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쿡은 한 번 더 못을 박았습니다.
"Driving safely is the most important. We are still supervising these vehicles."
안전 운전이 가장 중요하고, 우리는 여전히 이 차들을 감독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이 화면이나 스트릭 유지가 운전자를 나쁜 결정으로 몰아가지 않게 해달라고 모두에게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쿡이 든 비유가 인상적입니다.
그는 이 스트릭 메커니즘을 비디오 게임의 성취(achievement) 시스템에 비유했습니다.
게임처럼 사람들이 다른 결과를 무시하고 긴 스트릭이라는 목표만 좇게 만들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그 결과로 법적으로 요구되는 인간의 개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논지입니다.
비슷한 결의 우려도 함께 나왔습니다.
마지막 개입 이후 거리가 표시되면, 운전자가 스트릭을 지키려 들고, 사고를 피하기엔 너무 늦은 순간까지 개입을 미루게 될 거라는 지적인데요.
숫자가 사람의 판단을 천천히 끌고 가는 그림입니다.
물론 모두가 이걸 위험 신호로만 보는 건 아닌데요.
일부 테스터와 관찰자는 이 스트릭을 게임화 장치가 아니라 자율 주행 역량의 직접적인 척도로 봅니다.
차량이 충돌 없이, 개입 없이 긴 거리를 쌓았다면 소프트웨어가 마주친 상황들을 스스로 처리했다는 증거라는 논리입니다.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옹호 관점은 출처가 명확히 특정되지 않은 종합 의견입니다.
핵심 보도 원문 자체에는 안전 우려에 맞서는 명시적인 반론이 실려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부분은 '이런 시각도 존재한다' 정도로만 전해드립니다.
이번 논란이 갑자기 튀어나온 건 아닌데요.
스트릭과 통계 기능은 V14.3.3에서 처음 라이브 카운터로 화면에 올라왔지만, 그보다 앞서 2026년 4월 중순 테슬라가 X에서 이미 예고했습니다.
당시 예고된 추적 통계는 이런 것들입니다.
며칠 연속 FSD를 썼는지 보여주는 멀티데이 사용 스트릭.
막대그래프 형식의 FSD 사용량.
총 주행거리 대비 FSD 주행 비율.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테슬라 스스로 이걸 '게임화 요소(gamified element)'를 추가한다고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TechCrunch는 이 흐름을 머스크가 내건 'FSD 활성 구독 1000만 건' 목표와 연결지었습니다.
참고로 이 스트릭과 통계, 새 Self-Driving 앱 기능은 하드웨어 4(AI4) 차량으로 제한됩니다.
V14.3.3 하나만 본다고 흐름이 다 보이는 건 아닌데요.
이전 버전인 v14.3.2에서 이미 '강제 개입 피드백'이 도입됐습니다.
원래는 선택 사항이던 개입 사유 입력이, 이제는 응답해야만 창이 닫히도록 바뀌었습니다.
Electrek은 여기에도 비판이 따랐다고 전했습니다.
해제 직후, 그러니까 운전자가 도로에 가장 집중해야 할 순간에 프롬프트가 떠 주의를 분산시킨다는 우려입니다.
또 운전자가 창을 닫으려고 아무 옵션이나 고르면, '데이터가 없는 것보다 더 나쁜 나쁜 데이터'가 쌓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개입 사유 카테고리의 정확한 명칭은 소스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Navigation, Parking, Critical 같은 항목으로 재편됐다는 정도로만 봐두시면 됩니다.
한편 같은 업데이트에서 Actually Smart Summon, 스마트 소환의 최고 속도는 6mph에서 8mph로 올랐습니다.
약 33% 빨라진 셈입니다.
속도를 올렸다고 하면 안전이 먼저 걱정되실 텐데요.
이 보도 약 6주 전, NHTSA는 Actually Smart Summon 관련 조사를 종결했습니다.
기록상 159건의 사고에서 부상 0, 사망 0이었고, 피해는 주차 시설과 차량의 경미한 물적 손해에 그쳤다고 합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변화는 통합입니다.
V14.3.3에서는 소비자용 FSD, 로보택시 플릿, 스마트 소환이 하나의 통합 AI 모델로 구동됩니다.
세 갈래로 굴러가던 두뇌가 하나로 합쳐진 셈입니다.
딱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하지만, 사람을 움직이게는 만든다."
무개입 카운터는 자율 주행 역량을 한눈에 보여주는 깔끔한 지표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손을 떼야 할 순간에 손을 못 떼게 붙잡는 보이지 않는 압력일 수도 있습니다.
기능 자체에 죄가 있다기보다, 그 숫자를 보는 운전자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은데요.
FSD를 쓰시는 분이라면, 화면의 숫자가 아니라 도로를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기록은 다시 쌓으면 되지만, 놓친 한 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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