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차세대 로드스터, 공개 임박 그리고 또 미뤄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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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 달 안에 나온다'는 말을 잘 믿지 않는 편입니다.
특히 테슬라 로드스터라면 더 그렇습니다.
이 차를 처음 본 게 2017년 11월이었으니까요.
그때 약속된 양산 시기는 2020년이었습니다.
그런데 2026년 지금도 저는 이 차의 양산 모델을 무대 위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개 임박' 소식도 일단 한 걸음 떨어져서 보기로 했습니다.
이 글은 테슬라 차세대 로드스터가 정말 공개되는지,
왜 자꾸 미뤄지는지,
그리고 이 차가 왜 '마지막으로 사람이 운전하는 테슬라'로 불리는지 궁금한 분을 위한 글입니다.

■ 결론부터, 2026년 5월 말까지 공개는 아직입니다
먼저 가장 궁금하실 부분부터 말씀드립니다.
2026년 5월 31일 기준, 차세대 로드스터의 실제 공개 이벤트는 아직 열리지 않았습니다.
머스크는 2026년 4월 22일 1분기 실적 콜에서
"한 달쯤 뒤에 데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대로라면 5월에서 6월 사이여야 했는데요.
5월 26일 기준으로 5월 공개는 무산됐습니다.
테슬라 차량 엔지니어링 부사장 라스 모라비는
"앞으로 몇 달에 걸쳐 많은 것이 펼쳐질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새 날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임박' 보도와 '또 미뤄짐' 보도가 같이 떠다니는 상태입니다.
■ 테슬라 로드스터는 도대체 몇 번이나 미뤄진 걸까요
머스크 본인 입으로 이번이 무산되면 '최소 여덟 번째 지연'이라고 평가됩니다.
숫자만 보면 감이 잘 안 오실 텐데요.
약속된 양산 시기가 어떻게 밀려왔는지 보면 분위기가 확실해집니다.
2017년 11월 발표 때는 2020년 양산이었습니다.
2020년 7월에는 2021년 중후반으로 밀렸습니다.
2021년에는 2022년, 다시 2023년으로 옮겨졌습니다.
2023년 5월에는 2024년, 2024년에는 2025년이 됐습니다.
2025년 11월 주주총회에서는 2027년 또는 2028년으로 또 밀렸습니다.

이 사이에 예약금을 건 고객들은 수년째 차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약은 2017년부터 받았고, 수천 명이 보증금을 걸어둔 상태입니다.
참고로 이 예약 구조와 가격은 모두 미국 기준 약속값입니다.
한국 출시 일정이나 가격, 예약 정책은 확인된 직접 출처가 없으니 따로 떼어 봐주시는 게 안전합니다.
■ 이번엔 진짜일 수도 있다는 신호들
물론 미뤄진 이력만 있는 건 아닙니다.
2026년 들어 '이번엔 좀 다른가' 싶은 신호도 나왔는데요.
2026년 2월 3일, 테슬라가 두 건의 트레이드마크를 출원했습니다.
하나는 각진 서체의 대문자 'ROADSTER' 워드마크,
다른 하나는 속도와 추진력을 연상시키는 선으로 구성된 다이아몬드형 배지입니다.
테슬라 다른 차종과 달리 로드스터에만 고유한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준 셈입니다.
럭셔리 슈퍼카에서 흔히 보는 방식이죠.
생산지도 구체적으로 언급됐습니다.
라스 모라비는 5월 26일, 로드스터를 기가팩토리 텍사스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매체들의 반응은 여전히 조심스럽습니다.
'무대 위에서 실물을 보기 전까진 진짜라고 믿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솔직히 저도 같은 마음인데요.
2017년부터 같은 약속을 여덟 번쯤 들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 약속된 성능,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성능 수치도 화려합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갈 게 있는데요.
아래 수치는 대부분 테슬라와 머스크가 약속하고 주장한 값입니다.
독립 매체의 실측이나 양산 확정 스펙이 아닙니다.
0에서 60마일 가속만 봐도 시점마다 숫자가 다릅니다.
2017년 기본형 기준으로는 1.9초였습니다.
이후 스페이스X 패키지를 적용하면 1.1초라는 언급이 나왔습니다.
2024년 2월 이후로는 '1초 미만'이라는 목표로 올라갔습니다.
어느 것이 양산 확정값인지는 아직 불명확합니다.
재밌는 건 머스크가 이 가속 수치를 두고 '가장 덜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나머지 약속 스펙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최고속도는 250마일, 약 402킬로미터 이상.
주행거리는 고속도로 기준 620마일, 약 997킬로미터.
배터리는 200킬로와트시로 기존 테슬라 모델의 약 두 배.
휠 토크는 약 1만 뉴턴미터.
파워트레인은 앞 하나 뒤 둘의 트라이모터 구성에 토크 벡터링이 들어갑니다.
디자인은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이 맡았고, 탈착식 글래스 루프와 우주선 콘셉트의 요크가 언급됐습니다.

■ 로켓 추진기를 단 자동차라니
가장 화제가 됐던 건 역시 스페이스X 패키지입니다.
2018년 6월 머스크가 처음 언급한 옵션인데요.
차량 주위에 약 10개의 콜드 가스 스러스터를 배치하는 구조입니다.
뒷좌석 자리에 압축공기를 담은 복합소재 압력용기를 넣고,
고압 밸브로 공기를 분출해 가속과 코너링, 제동을 끌어올린다는 발상입니다.
작동 압력은 약 1만 psi로, 로켓 기술을 자동차에 옮겨온 셈입니다.
머스크는 이 패키지로 '1초 미만' 가속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본인도 이 가속을 '하드코어 롤러코스터'에 비유했습니다.
G포스 때문에 특정 질환이 있는 분에게는 권하지 않는다고 경고하기도 했고요.
다만 이게 실제로 도로 위에 올라올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질량 분포나 연료 대 중량비 같은 공학적 난제가 크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도로 합법성이나 안전 규제 통과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이 부분은 '약속'과 '실현' 사이 어딘가에 두고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 자율주행 시대에 굳이 사람이 운전하는 차
저는 이 지점이 이번 로드스터에서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머스크는 로드스터를 두고
'주로 수동 운전을 위해 설계된 유일한 차'가 될 것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테슬라가 사이버캡과 로보택시 네트워크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대부분의 주류 모델은 점점 AI가 운전하는 쪽으로 가고 있죠.
그 흐름 속에서 로드스터만 스티어링 휠을 쥔 채 남습니다.
전기 성능을 과시하는 일종의 헤일로 제품인 셈입니다.
한 매체는 이 차를 '사람이 운전하는 차들의 마지막 정수'라고 표현했습니다.
저는 이 표현이 오래 기억에 남았는데요.
운전대를 잡는 일이 곧 옵션이 되는 시대에,
그 감각을 일부러 남겨두려는 차라는 점이 묘하게 다가왔습니다.

■ 그래서 언제, 얼마에 살 수 있을까요
가격부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모두 미국 기준 약속값입니다.
기본형은 약 20만 달러.
초도 1,000대 한정의 파운더스 시리즈는 약 25만 달러입니다.
예약금은 미국 기준 총 5만 달러로 안내됐습니다.
신용카드 5천 달러에, 10일 안에 4만 5천 달러를 전신송금하는 구조입니다.
공개 시점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아직 안갯속입니다.
1분기 콜의 '한 달쯤 뒤' 예고는 사실상 다시 밀렸고, 최신 발언은 '앞으로 몇 달'이라는 모호한 표현입니다.
양산 시점은 공개 후 12에서 18개월 뒤로 잡혀 있습니다.
보도에 따라 2027년, 혹은 2027년에서 2028년 사이로 표기가 엇갈립니다.
■ 한 줄로 정리하면
딱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역대급이라는 약속은 충분한데, 무대에 오른 적은 아직 없는 차.'
화려한 수치와 로켓 스러스터 이야기에 설레는 마음은 저도 같습니다.
다만 2017년부터 이어진 지연 히스토리를 알고 보면 기대의 온도가 조금 달라지실 겁니다.
이 차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다음 발표를 너무 큰 기대 없이 지켜보시길 권합니다.
약속과 실물 사이의 거리를 가장 정직하게 보여준 차가 바로 이 로드스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