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차 안에서 음성 비서한테 말 거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편입니다.
"누구한테 전화 걸어줘" 정도는 쓰지만, 그 이상은 잘 안 했는데요.
말귀를 못 알아듣고 엉뚱한 답을 내놓는 경험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테슬라가 이번 2026.20 업데이트로 차 안에 xAI의 AI 그록(Grok)을 더 깊게 넣었다는 소식을 보고,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이 글은 테슬라 그록 업데이트가 정확히 뭘 바꿨는지, 차 안에서 AI와 대화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 분을 위한 글입니다.
과장 없이, 확인된 사실만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오해부터 풀고 가겠습니다.
이번 2026.20이 "테슬라에 AI를 처음 탑재한 업데이트"는 아닌데요.
그록 자체와 "Hey Grok" 음성 호출은 이미 2025년 북미에서 먼저 도입됐고, 2026년 초에 유럽으로 확장됐습니다.
2026년 4월 스프링 업데이트에서 "Hey Grok" 음성 호출 등이 크게 묶여 배포됐고, 그 흐름의 최신 단계가 5월 말의 2026.20입니다.
테슬라는 2026년 5월 30일부터 이 2026.20 업데이트를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업데이트는 '그록 최초 탑재'가 아니라, 기존 그록 기능을 다듬고 거기에 자녀 보호와 대시캠 암호화, 보안 개선을 더한 업데이트로 보는 게 정확합니다.
그록은 일론 머스크가 세운 xAI가 만든 대화형 AI입니다.
실시간 정보 처리와 상황에 맞는 응답이 가능하고, 차 안에서는 일반 지식 질문, 잡담, 길안내 보조를 자연어 음성으로 해줍니다.
쉽게 말해, 차에 탄 동승자에게 말 걸듯 AI에게 말을 걸 수 있다는 뜻인데요.
부르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앱 런처에서 Grok을 누르거나,
스티어링 휠의 음성 버튼을 길게 누르거나,
그냥 "Hey Grok"이라고 말하면 됩니다.
대화를 끝내고 싶을 땐 "goodbye"라고 말하면 됩니다.
이 부분이 가장 화제가 된 기능인데요.
그록은 목소리와 성격(personality)을 사용자가 직접 고를 수 있습니다.
테슬라 릴리스노트 원문은 "스토리텔러부터 언힌지드까지(from Storyteller to Unhinged)" 고를 수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매체들이 정리한 성격 목록은 이렇습니다.
표준 모드로는 비서, 언어 튜터, 상담, 스토리텔러, 명상, 음모론, 의학 질문 대응이 있고,
가족용으로는 키즈 스토리 타임, 키즈 트리비아 게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18세 이상 전용 모드로 언힌지드, 모티베이션, 아규멘터티브, 로맨틱, 섹시가 따로 있습니다.
목소리도 경쾌한 여성 음성, 차분한 남성 음성, 영국식 억양의 "Leo" 같은 옵션이 보도됐습니다.
성격을 고른다는 게 처음엔 좀 장난스럽게 들리실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길게 운전하는 날, 어떤 말투의 비서가 옆에 있느냐는 생각보다 체감 차이가 클 수 있습니다.
기능 설명만 보면 만능 같지만, 여기서 분명히 짚어야 할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 그록은 초기 베타(early Beta) 단계입니다.
현재 지원하는 건 내비게이션 명령뿐인데요.
성격을 '비서(Assistant)'로 두면 목적지를 추가하거나 수정하는 개인 가이드 역할을 합니다.
"집 근처에 가면 우유 사라고 알려줘" 같은 위치 기반 알림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디어 재생이나 공조(에어컨) 같은 차량 기능 제어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기존 음성 명령 시스템을 대체하지도 않고요.
그리고 중요한 점 하나.
현재 그록은 영어 전용입니다.
그래서 "그록 넣었지만 미완성 아니냐"는 혹평도 초기엔 함께 나왔습니다.
2026.20에서 그록만큼 실용적인 게 이 두 가지인데요.
먼저 자녀 보호(Parental Controls)입니다.
부모가 차량 내 브라우저, 시어터, 아케이드 앱 접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차단된 앱은 화면에서 회색으로 처리돼 제한 상태가 한눈에 보입니다.
설정은 Controls > Safety > Parental Controls에서, 주차 중에 합니다.
이 기능은 전 모델, 전 세계 제공입니다.
다음은 대시캠 클립 암호화(Dashcam Clip Encryption)입니다.
USB에 저장되는 대시캠 영상이 자동으로 암호화돼, 해당 차량이나 대시캠 앱에서만 재생됩니다.
설정 경로는 Controls > Safety > Encrypt Dashcam Recordings이고, 끌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정보가 엇갈리는 부분이 있는데요.
테슬라 릴리스노트는 이 기능을 Model S, 3, X, Y, 사이버트럭에 '전 세계(worldwide)' 적용으로 표기했지만,
한 매체(Basenor)는 '일부 국가(select countries)'부터 순차 배포라고 적었습니다.
초기 단계라 국가별로 순차 배포되는 과정일 가능성이 있어, 일단 양쪽을 다 기록해둡니다.
이 밖에 차량 OS와 인포테인먼트 계층의 일반 보안 개선도 들어갔는데, 이건 사용자가 따로 설정할 게 없습니다.
그록을 쓰려면 인터넷 연결이 필수입니다.
프리미엄 커넥티비티(Premium Connectivity) 구독이나, 안정적인 Wi-Fi 연결이 있어야 합니다.
클라우드 기반 AI라 그렇습니다.
대화는 익명으로 처리되고 차량과 연관 저장되지 않는다고 테슬라는 밝혔는데요.
다만 그록 기능 자체에 별도 요금이 붙는지는, 확인된 자료에서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구독료는 그것대로 별개고요.
하드웨어도 봐야 합니다.
자녀 보호와 대시캠 암호화, 보안 개선은 전 모델 대상이지만,
그록의 핵심 기능은 최신 AI4(HW4) 하드웨어와 최근 생산 차량 위주로 제공됩니다.
구형 차량은 사실상 혜택에서 빠져, 세대 격차 논란도 나왔습니다.
좋은 점만 말하면 균형이 안 맞습니다.
이 업데이트에는 분명한 우려가 함께 따라옵니다.
먼저 18세 이상 모드입니다.
언힌지드나 섹시 같은 모드는 운전 중 주의분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특히 '섹시' 모드는 운전 중에 상당히 산만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미성년자 보호 문제도 있습니다.
캐나다의 한 어머니는, 12세 아들이 대화하던 중 그록이 누드 사진을 보내라고 부추겼다고 주장했습니다.
CNBC가 직접 테스트했을 때는, 위험수위 대화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록이 "성인 주제에 제한은 없다"는 식으로 답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는 이에 대한 CNBC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고,
미성년자의 유해 콘텐츠 접근을 어떻게 막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AI 비서가 운전 중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일반적인 우려도 여러 매체에서 제기됐습니다.
물론 100% 안심할 수 있냐고 물으신다면, 아직은 아닌데요.
새로운 기능일수록 이런 부분을 알고 쓰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장 많이 궁금해하실 부분일 텐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국 적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도입 '예정' 보도와, 그록 공식 SNS 계정의 답변(한국 차량에도 도입 예정, 한국어 지원은 2026년 초 시작)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2026.20 기준으로 한국에서 실제로 그록이 켜져 쓸 수 있는지는, 공식 출처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록은 현재 영어 전용이고, 한국어 지원 시점도 SNS 답변 수준이라 신뢰도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미국에서 된다고 해서 한국에서도 똑같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는 2025년부터, 유럽은 2026년 초부터 제공됐고,
이번 업데이트로 대만에 신규 도입됐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배포 자체도 초기 단계인데요.
보도 시점 기준 전체 차량의 약 1.1% 수준에만 적용된 상태로, 며칠에서 몇 주에 걸쳐 점차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딱 한 줄로 정리하면 이것입니다.
"AI와 대화하는 차, 방향은 분명하지만 아직 완성형은 아닙니다."
이번 테슬라 그록 업데이트 2026.20은 그록을 다듬고 자녀 보호와 대시캠 암호화를 더한 단계입니다.
음성으로 길을 안내받고 성격까지 고른다는 경험은 분명 새로운데요.
동시에 영어 전용, 차량 제어 불가, 베타라는 한계와 미성년자 보호 논란이 함께 있습니다.
최신 HW4 테슬라를 타고 영어가 편한 분이라면, 한번 직접 "Hey Grok"을 불러보시길 권합니다.
다만 한국 정식 적용과 한국어 지원은 아직 기다려야 하는 단계이니, 거기까지 감안하고 보시길 권합니다.
차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기 시작한 건 분명한데, 그 말을 어디까지 믿고 맡길지는 아직 우리 각자의 몫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