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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수입차 1위 같은 순위 기사에 잘 안 끌리는 편입니다.
이번 달은 이 브랜드, 다음 달은 저 브랜드.
한 달짜리 1위는 그냥 그 달 물량이 잘 풀렸나 보다 하고 넘기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번 5월 통계는 좀 달랐습니다.
테슬라가 한 번이 아니라 4개월 연속으로 수입차 1위를 지켰거든요.
이 글은 '테슬라가 한국에서 대체 얼마나 팔리는 건지' 숫자로 확인하고 싶은 분을 위한 글입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2026년 6월 4일 발표한 5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통계입니다.
테슬라는 1만866대로 수입차 브랜드 1위에 올랐습니다.
수입차 점유율은 약 36.4%였는데요.
쉽게 말하면 5월에 새로 등록된 수입차 3대 중 1대가 테슬라였다는 뜻입니다.
순위는 한 달 반짝이 아니었습니다.
테슬라는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수입차 1위를 지켰습니다.

숫자만 보면 1위라는 말이 좀 추상적으로 들리실 수도 있는데요.
2위와 비교하면 체감이 달라집니다.
5월 수입차 등록대수를 위에서부터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테슬라 1만866대
BMW 6,555대
메르세데스-벤츠 3,553대
아우디 1,509대
렉서스 1,291대
1위 테슬라가 2위 BMW의 1.6배가 넘습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두 곳을 합쳐도 테슬라 한 곳에 미치지 못하는 달이었습니다.

이 1위를 누가 만들었느냐고 물으신다면, 답은 거의 한 모델로 모입니다.
모델Y입니다.
5월 모델Y 프리미엄이 7,195대 팔렸습니다.
이 한 대가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1위였습니다.
여기에 모델Y L이 1,513대 더해집니다.
둘을 합치면 8,708대인데요.
이게 테슬라 5월 판매의 약 80%를 차지합니다.
테슬라가 1위를 한 게 아니라, 모델Y가 테슬라를 1위로 끌어올렸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참고로 모델Y 합산 대수는 다수 보도가 8,708대로 적고 있습니다.
일부 보도는 8,762대로 보고됐습니다.
■ 1~5월 누적으로 보면 더 가팔라집니다
한 달 숫자보다 누적이 흐름을 더 잘 보여줄 때가 있습니다.
테슬라의 1~5월 누적 등록은 4만5,020대입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50.8% 늘었습니다.
작년의 약 3.5배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급증은 테슬라만의 일이 아니라, 수입 전기차 시장 전체를 끌어올렸는데요.
수입 전기차 1~5월 누적이 6만4,337대로 전년 대비 176.2% 늘었고,
테슬라가 그 성장을 앞에서 끌었습니다.

여기서 균형을 한 번 잡고 가겠습니다.
테슬라가 4개월 연속 1위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5월이 테슬라의 최고점이었던 건 아닌데요.
테슬라 5월 등록은 전월 대비로 17.6% 줄었습니다.
4월 1만3,190대에서 5월 1만866대로 내려온 숫자입니다.
테슬라만 줄어든 것도 아니었습니다.
5월 전체 수입차 등록은 2만9,860대로,
전월보다 12.2% 감소했습니다.
KAIDA는 그 배경으로 '일부 브랜드의 물량 부족과 휴일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를 들었습니다.
전기차 비중도 한 달 만에 내려왔습니다.
4월 53.9%에서 5월 48.6%로, 50% 아래로 떨어졌는데요.
그래도 하이브리드(40.4%)를 제치고 수입차 중 가장 큰 연료 유형 자리는 지켰습니다.
그러니까 5월은 '테슬라 독주' 와 '시장 숨 고르기' 가 같이 있던 달입니다.
이 대목은 기준을 헷갈리면 정반대로 읽히는 부분이라 천천히 적겠습니다.
BYD는 5월에 1,032대를 등록해 7위였습니다.
여기서 'BYD가 전년 대비 101% 늘었다'는 숫자가 같이 돌았는데요.
이건 전년 동월 대비 수치입니다.
작년 5월 513대에서 올해 5월 1,032대로 두 배가 됐다는 뜻이 맞습니다.
그런데 같은 BYD를 전월(4월)과 비교하면 그림이 반대가 됩니다.
BYD는 4월에 2,023대로 4위였는데,
5월엔 1,032대로 7위까지 내려왔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약 49% 급감한 셈입니다.
즉 'BYD가 무섭게 큰다(전년 대비)' 와 'BYD가 5월엔 주춤했다(전월 대비)' 가 둘 다 사실입니다.
어느 기준으로 말하느냐의 차이일 뿐인데요.
이 두 숫자를 섞어서 보면 BYD의 5월을 정반대로 읽게 됩니다.

BYD의 5월 부진 배경으로는, 한국전기차협회장이 한 인용이 있었습니다.
돌핀 모델 가격이 약 2,300만 원대로 책정돼 한국 소비자의 가성비 기대에 못 미쳤고,
캐스퍼 일렉트릭 같은 국산 대안과의 경쟁도 영향을 줬다는 설명입니다.
1위의 직접적인 이유를 한 줄로 딱 잘라 말하긴 어렵습니다.
이번에 나온 보도들은 가격을 얼마 내렸다거나, 보조금이 어떻게 바뀌었다거나 하는
구체적인 1위의 원인을 콕 집어 말하지는 않았는데요.
대신 공통적으로 짚은 건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모델Y에 수요가 쏠렸다는 점,
다른 하나는 수입차 안에서 전기차가 가장 큰 연료 유형으로 올라선 흐름입니다.
여기에 한 보도는 배경으로 고유가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2월 중동 분쟁발 유가 상승이 전기차 전환을 부추기는 환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취지인데요.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이게 한 모델의 힘으로 만들어진 1위라는 점입니다.
그 모델이 왜 이렇게까지 잘 팔리는지는,
다음 달 숫자가 한 번 더 답을 줄 것 같습니다.
5월 한국 수입차 시장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수입차 3대 중 1대가 테슬라, 그리고 그 절대다수가 모델Y."
순위 기사에 잘 안 끌린다던 제가 이번엔 끝까지 숫자를 들여다본 이유도 거기 있습니다.
한 달이 아니라 4개월 연속이라는 말의 무게가 다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