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동차 소환 기능을 그렇게 신기해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버튼 눌러서 차가 앞으로 조금 나오는 정도, 솔직히 그게 뭐 그리 대단한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사이버트럭 영상을 보고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운전자가 없는 사이버트럭이 각진 주차 칸에서 스스로 후진해 빠져나오고, 좁게 한 번 돌더니, 사람이 서 있는 픽업 지점까지 부드럽게 굴러옵니다.
이게 이번 테슬라 FSD v14.3.4 업데이트의 핵심 장면입니다.
이 글은 v14.3.4가 정확히 뭘 바꿨는지, 그리고 그게 사이버트럭 오너에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 분을 위한 글입니다.
먼저 버전 정보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이번 업데이트는 FSD(Supervised) v14.3.4, 소프트웨어 빌드로는 2026.14.6.10입니다.
배포는 2026년 6월 12일에서 13일 사이에 시작됐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모두에게 풀린 건 아닌데요.
배포 초기 시점 기준으로 테슬라 전체 차량의 약 0.1%에만 설치됐다는 보도가 있을 만큼, 아직은 제한적으로 조금씩 풀리는 단계입니다.
적용 대상은 HW4(AI4) 하드웨어를 쓰는 차량입니다.
모델 S, 모델 3, 모델 X, 모델 Y, 그리고 사이버트럭이 대상으로 확인됐습니다.
배포 지역은 전문 매체들이 북미 한정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유럽 차량은 교통표지와 신호, 도로 규칙이 다르기 때문에 별도 버전인 v14.2.2.6을 받는 것으로 정리됐습니다.
이번 v14.3.4의 진짜 주인공은 이겁니다.
사이버트럭이 출시 이래 처음으로 '액추얼리 스마트 소환(Actually Smart Summon)'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기능은 주차장이나 차고에서 운전자 없이 차가 스스로 움직이는 기능인데요.
카메라와 신경망으로 장애물과 보행자, 다른 차를 피하면서 사용자에게 다가오거나, 사용자가 지정한 위치로 이동합니다.
테슬라 릴리스 노트에도 짧고 분명하게 적혀 있습니다.
"ASS (Actually Smart Summon) and Dumb Summon are now available for Cybertruck!"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일반 테슬라 차량은 이 기능을 꽤 오래전부터 썼거든요.
액추얼리 스마트 소환은 2024년 9월 초 FSD v12.5.3에서 사이버트럭을 뺀 전 차종에 처음 출시됐습니다.
그러니까 사이버트럭만 약 1년 9개월을 기다린 셈입니다.
이유는 사이버트럭의 독특한 구조에 있습니다.
사이버트럭은 완전 스티어 바이 와이어 방식에, 뒷바퀴가 능동적으로 함께 꺾이는 능동 후륜 조향을 씁니다.
그래서 다른 모델과 달리 조향용 신경망 모델을 따로 새로 학습시켜야 했습니다.
핸들과 바퀴가 기계적으로 직결되지 않고, 뒷바퀴까지 같이 움직이는 차를 무인으로 정밀하게 굴리는 일이 그만큼 까다로웠던 거죠.
테슬라는 2026년 6월 10일 X에 주차장 자율 주행 데모 영상과 함께 "Summon for Cybertruck rolling out shortly"라며 예고했고, 며칠 뒤 실제로 배포했습니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사이버트럭 스마트 소환 말고도 함께 들어온 변화가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덤 소환(Dumb Summon)'입니다.
이건 폰 앱으로 차를 직선으로 전진하거나 후진만 시키는 기본형 소환인데요.
차고나 좁은 주차 상황에서 차를 앞뒤로 살짝 빼낼 때 쓰기 좋습니다.
이번에 사이버트럭에 스마트 소환과 함께 추가됐습니다.
또 하나는 목적지 주차 옵션입니다.
차가 목적지에 다가가면 지도에 주차 선택지가 표시됩니다.
화면에는 "Approaching Destination: Will park on the street" 같은 안내가 뜨고, 차가 주차할 지점을 지도에 (P) 아이콘으로 미리 보여주기도 합니다.
스마트 소환 최고속도도 손봤습니다.
릴리스 노트는 스마트 소환 최고속도가 8mph, 약 13km/h로 올랐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표기가 좀 엇갈립니다.
한 매체는 사이버트럭 릴리스 노트에는 6mph 캡이 적혀 있었고, 8mph 상향이 사이버트럭 노트에서는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그래서 사이버트럭의 정확한 최고속도가 6mph인지 8mph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빌드의 릴리스 노트에는 또 하나 눈에 띄는 문구가 있습니다.
"AI 컴파일러와 런타임을 MLIR로 처음부터 다시 짜서 반응속도가 20% 빨라졌다"는 내용입니다.
먼저 한 가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 20%라는 숫자는 매체가 직접 측정한 게 아니라, 테슬라 공식 릴리스 노트에 적힌 문구입니다.
그리고 이 MLIR 재작성과 20% 향상은 v14.3.4에서 처음 나온 게 아닌데요.
원래는 2026년 4월 7일 배포된 FSD v14.3에서 도입된 내용이고, 이후 14.3 계열 릴리스 노트에 계속 포함되면서 이번 v14.3.4에도 그대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러면 MLIR이 대체 뭐냐고 물으실 텐데요.
쉽게 말하면 신경망을 특정 하드웨어에서 더 빠르게 돌도록 컴파일해 주는 인프라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원래 구글이 만든 컴파일러 프로젝트로, 머신러닝 업계가 널리 쓰는 도구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반응속도'는 같은 하드웨어에서 신경망이 판단을 내리는 추론 지연시간이 줄었다는 의미입니다.
자율주행 관점에서 신경망 판단이 조금이라도 빨라지면, 위험을 더 일찍 감지하고 경로 계획이 더 매끄러워지는 식의 이득으로 이어진다고 매체들은 설명합니다.
흥미로운 건 외부의 반응입니다.
MLIR을 만든 인물이자 LLVM, Clang, Swift 개발자로 유명한 크리스 래트너가 직접 X에 언급을 남겼는데요.
그는 과거 2017년 테슬라 오토파일럿 팀을 약 6개월간 이끌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테슬라 FSD가 MLIR 스택을 채택해 반응속도가 20% 빨라진 걸 보니 멋지다"는 취지의 글이었습니다.
만든 사람이 직접 확인해 준 셈이라 더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여기서 솔직하게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스마트 소환은 마법이 아니고, 제약과 책임이 분명한 기능입니다.
우선 사용 환경부터 정해져 있습니다.
주차장이나 차고 같은 사유지의 저속 환경 전용입니다.
일반 도로를 달리라고 만든 기능이 아닌데요.
차 안에 사람이 없어도 운전자가 책임을 집니다.
앱의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차가 움직이고, 손을 떼면 즉시 멈춥니다.
그리고 운전자가 차를 눈으로 계속 볼 수 있는 가시거리를 유지하며 감시해야 합니다.
이 기능을 둘러싼 안전 논란도 함께 봐야 공정합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NHTSA는 약 260만 대의 테슬라 차량을 대상으로 스마트 소환 기능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차량이 기둥이나 주차된 차를 감지하지 못해 충돌한 사고 4건이 문서화됐고, 이전 버전 관련 충돌 민원 12건이 추가로 접수됐습니다.
지적된 문제는 이런 것들입니다.
가시성이 제한돼 사용자가 충돌을 피할 반응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
차를 멈추려고 앱 버튼을 떼는 조작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
앱 연결이 지연되면 정지거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화면 속 데모처럼 멋지게 굴러오는 모습 뒤에는, 사용자가 끝까지 눈을 떼면 안 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가장 궁금한 질문이실 텐데요.
먼저 차종 이야기부터 정리하겠습니다.
한국에는 사이버트럭이 이미 인도됐습니다.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 FSD 감독형이 가능한 차종은 HW4 미국산 모델 S, 미국산 모델 X, 미국산 사이버트럭입니다.
미국산 차량은 한미 FTA에 따라 미국 인증을 그대로 인정받아서, 국내에서도 FSD를 쓸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국내 판매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상하이산 차량, 즉 모델3와 모델Y 등은 FSD 적용까지 시간이 더 걸릴 전망입니다.
여기까지가 차종 기준의 'FSD 가용성' 이야기인데요.
그런데 이번 글의 핵심인 v14.3.4와 사이버트럭 스마트 소환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이번 v14.3.4는 전문 매체 기준으로 북미 한정 배포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 v14.3 계열 빌드나 사이버트럭 스마트 소환 기능이 한국 차량에 실제로 배포됐는지를 확인해 주는 출처는, 이번 자료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한국에 사이버트럭은 인도됐고 미국산 S, X, 사이버트럭은 FSD 감독형도 됩니다.
다만 이번 스마트 소환 기능의 한국 배포 시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걸 됐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으니까요.
딱 한 줄로 정리하면 이것입니다.
'사이버트럭이 드디어 부르면 알아서 오는 차에 합류했다.'
그동안 스티어 바이 와이어와 후륜 조향 때문에 빠져 있던 사이버트럭이, 약 1년 9개월 만에 액추얼리 스마트 소환 대열에 들어왔습니다.
여기에 14.3 계열부터 이어져 온 MLIR 기반 반응속도 개선이 이번 빌드에도 그대로 담겼습니다.
물론 화면 속 데모가 그대로 내 주차장에서 재현될 거라고 100% 확신하긴 아직 이른데요.
저속 제약, 버튼을 계속 눌러야 하는 조건, 가시거리 유지, 그리고 진행 중인 NHTSA 조사까지 함께 알고 봐야 하는 기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사이버트럭 오너이거나 테슬라 자율주행의 흐름을 지켜보는 분이라면, 이번 v14.3.4는 한 번쯤 눈여겨볼 업데이트입니다.
부르면 차가 알아서 다가오는 장면이, 더 이상 다른 모델만의 이야기가 아니게 됐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