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새 충전기 소식이 나오면 출력 숫자부터 봅니다.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는데요.
막상 들여다보니 핵심은 '얼마나 빨리 충전되느냐'가 아니었습니다.
테슬라가 이번에 유럽에 처음 깔기 시작한 슈퍼차저 이야기인데요.
정식 명칭은 Folding Unit, 줄여서 FU 슈퍼차저입니다.
이름 그대로 '접었다 펴는' 충전기입니다.
이 글은 이 새 슈퍼차저가 기존 V4와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어떤 점이 좋아진다는 건지 궁금한 분을 위해 정리한 글입니다.
먼저 오해 하나를 짚고 가겠습니다.
처음 이 소식을 '접이식 케이블 암'으로 들으신 분이 계실 텐데요.
그렇게 들으면 케이블 한 팔이 접히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실제 구조는 그게 아닙니다.
접히는 건 케이블 하나가 아니라 충전구 8기가 달린 유닛 전체입니다.
충전 포스트 8기와 V4 파워 캐비닛 1대를 공장에서 통째로 사전 조립합니다.
이걸 중하중 콘크리트 베이스 위에 산업용 경첩으로 얹어 둡니다.
운송할 때는 접은 상태로 트럭에 싣고요.
현장에서는 크레인이나 지게차로 내린 뒤 펴기만 하면 8기로 전개됩니다.
여기서 또 하나 정리하고 갑니다.
이 FU는 V5 같은 새 세대 충전 규격이 아닙니다.
기존 V4 슈퍼차저를 공장에서 미리 조립해 접는, 새 설치 방식입니다.
그래서 달라진 건 충전 성능이 아니라 '설치하는 방법'입니다.
V4의 충전 성능은 그대로 씁니다.
다만 현장에서 부품을 일일이 세우고 배선하던 과정을 공장으로 옮긴 겁니다.
이전에도 사전 조립 유닛은 있었습니다.
PSU라고 불린 방식인데, 충전구가 최대 4기였습니다.
FU는 그 후속으로 충전구를 8기로 두 배 늘렸습니다.
이게 왜 좋으냐고 물으신다면, 숫자가 꽤 분명합니다.
설치 속도는 약 2배 빠릅니다.
설치 기간이 대략 절반으로 준다는 뜻인데요.
배포 비용은 20% 이상 절감됩니다.
주로 토목, 전기, 물류 비용이 줄면서 생기는 절감입니다.
테슬라 충전 부문 시니어 디렉터 맥스 드 제거의 말입니다.
"비용을 20% 이상 절감하고, 빌드 품질을 개선하며, 2배 빠르게 배포한다."
물류도 같이 좋아집니다.
모든 케이블이 공장에서 미리 배선돼 있어서, 포스트를 펴면 케이블도 같이 펴집니다.
현장에서 DC 부스바를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 없고요.
사전 조립 덕분에 현장 시운전에 테슬라 기술자가 상주하지 않아도 됩니다.
운반 효율도 짚을 만합니다.
기존 PSU 방식은 트럭 한 대에 충전구 12기를 실었습니다.
FU는 같은 트럭에 16기를 싣습니다.
대략 33% 더 많이 실어 나르는 셈입니다.
접어서 등을 맞댄 상태로 싣기 때문에 공간을 아낄 수 있다는 건데요.
충전기 한 기를 옮기는 데 드는 비용이 그만큼 내려갑니다.
운송 편의를 위해 조명 기둥도 평소엔 접혀 있다가 현장에서 펴지는 신축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성능 쪽도 정리하겠습니다.
충전구당 출력은 최대 500kW입니다.
사이버트럭 같은 800V 차량 기준이고요.
일반 테슬라 모델은 약 250kW 수준입니다.
테슬라 세미는 최대 1.2MW까지 지원합니다.
구성은 V4 파워 캐비닛 1대에 충전 포스트 8기입니다.
참고로 V4의 케이블은 이전보다 길어진 약 3m입니다.
이건 다음 이야기로 이어지는 대목인데요.
케이블이 길어졌다는 게 단순히 편의 문제가 아닙니다.
충전구 위치가 차마다 다른 비테슬라 차량도 케이블이 더 쉽게 닿습니다.
그래서 새로 까는 스테이션은 처음부터 다른 브랜드 차량도 바로 쓸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이건 테슬라가 충전 네트워크를 다른 브랜드에 개방해 온 흐름의 일부로 보도됐는데요.
포드, GM, 리비안, 현대, 스텔란티스 같은 이름이 함께 거론됩니다.
유럽에서 테슬라는 이미 비테슬라 EV에 네트워크를 열어 왔습니다.
스웨덴은 2024년 11월 5일 전면 개방됐고요.
그 전 네덜란드에서는 2022년 파일럿이 있었습니다.
시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미국에서 먼저 공개된 건 2026년 3월 25일에서 26일 사이입니다.
유럽 첫 배포는 그로부터 두세 달 뒤인 6월 10일에서 11일경으로 보도됐습니다.
공개 주체는 테슬라 충전 공식 X 계정입니다.
발표일이 6월 10일과 11일로 출처마다 조금씩 갈리는데요.
며칠 단위 차이라 어느 쪽이라고 단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유럽 첫 배포 위치는 테슬라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X에 올라온 사진을 근거로 노르웨이라는 추정이 돌긴 했는데요.
공식 확인은 아니라서, 여기서는 '미공개'로만 두겠습니다.
향후 계획은 나와 있습니다.
2026년 3분기에 유럽 대륙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로 확대할 목표라고 합니다.
유럽에서 500kW 슈퍼차저 롤아웃의 시작으로 읽히는 소식입니다.
현재 배포되는 건 1차 버전인 Rev1이고요.
3차 개정판인 Rev3는 다음 분기에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이야기가 빠지면 섭섭하실 텐데요.
여기서는 조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에는 이미 V4 슈퍼차저가 운영 중입니다.
첫 V4는 가평휴게소에 설치돼 2025년 6월 28일부터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케이블은 약 3m로 늘렸고, 최대 500kW를 지원하며, 비테슬라 차량 호환도 고려됐습니다.
이때도 PSU 방식의 사전 조립으로 설치돼 비용을 줄였습니다.
한국 슈퍼차저는 2025년 11월 기준 보도로 약 166사이트, 1,133기로 전해집니다.
그렇다면 이번 신형 FU는 한국에 언제 들어오느냐.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건 확인된 정보가 없습니다.
지금 나와 있는 일정은 유럽 첫 배포와 3분기 유럽 확대가 전부입니다.
한국 도입 일정을 명시한 자료는 어디에도 없어서, 이 부분은 '미확인'으로 남겨 두겠습니다.
나중에 일정이 잡히면 그때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딱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더 빨리 충전되는 충전기'가 아니라 '더 빨리 세워지는 충전기'입니다.
충전 성능은 V4 그대로 두고, 설치 방식을 공장 사전 조립과 접이식으로 바꿨습니다.
그 결과 설치는 2배 빨라지고, 비용은 20% 넘게 줄고, 운반은 33% 더 효율적이 됐습니다.
충전 인프라가 늘어나는 속도가 곧 전기차를 타는 일상의 체감으로 이어지는데요.
이런 '설치를 빠르게 만드는' 소식이 반가운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휴게소에서 충전 자리를 못 찾아 한참 돌아본 경험이 있으신 분이라면,
이 접이식 슈퍼차저 소식을 한 번쯤 눈여겨보시길 권합니다.
자리가 빨리 늘어난다는 건, 결국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뜻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