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파일럿이 오토스티어로 바뀌었다는 얘기, 들으셨을 겁니다.
테슬라 커뮤니티나 뉴스에서 한 번쯤 스쳐 지나갔을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얘기는 절반만 맞습니다.
오토파일럿이라는 이름이 통째로 오토스티어로 바뀐 게 아닙니다.
실제로는 조금 더 복잡한 재편이 있었고, 그 배경에는 캘리포니아주와 테슬라 사이의 법적 다툼이 있습니다.
오늘은 정확히 뭐가 바뀌었고, 왜 바뀌었는지, 그리고 이것과 헷갈리기 쉬운 다른 이슈는 무엇인지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팩트부터 정리하겠습니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2026.2.9 업데이트(2026년 2월 말 배포 시작)부터 차량 설정 메뉴의 상위 탭 이름을 바꿨습니다.
"Autopilot"이라는 이름이 "Self-Driving"(셀프 드라이빙)으로 바뀐 겁니다.
여기서 바뀐 건 "오토스티어"가 아니라 "셀프 드라이빙"입니다.
그리고 이 상위 탭 아래에 있던 특정 기능, "Navigate on Autopilot"(오토파일럿 주행 안내)이 "Navigate on Autosteer"로 개명됐습니다.
"오토파일럿에서 오토스티어로" 라는 표현이 실제로 등장하는 지점은 바로 여기, 이 하나의 기능명뿐입니다.
그런데 사실 오토스티어라는 이름 자체는 새로 생긴 게 아닙니다.
차선 중앙을 유지해주는 이 기능은 원래부터 오토파일럿이라는 패키지 안에 들어있던 하위 기능 이름이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오토파일럿이라는 상위 브랜드명이 지워지고, 그 자리를 셀프 드라이빙이라는 표현이 대신했습니다.
그리고 원래 있던 하위 기능명 오토스티어가 좀 더 눈에 띄는 자리로 올라왔습니다.
오토파일럿 전체가 오토스티어로 개명됐다는 말은, 그래서 정확한 서술이 아닙니다.
시점을 보면 이유가 명확합니다.
2025년 12월 16일, 캘리포니아주 행정법원이 판결을 내렸습니다.
테슬라가 2021년 5월부터 사용해온 "Autopilot", "Full Self-Driving Capability"라는 제품명과 관련 광고 문구가 소비자를 오도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캘리포니아주 소비자보호법과 차량법 위반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 DMV는 이 판정을 받아들이되, 제재 수위는 낮췄습니다.
딜러·제조사 면허 정지는 영구 유예하는 대신, 오토파일럿이라는 용어 사용에 대해 60일의 시정 기간을 줬습니다.
이 시정 기한이 2026년 2월 18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직후인 2월 말, 소프트웨어 2026.2.9에서 실제 UI 명칭 변경이 시작됐습니다.
시점이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캘리포니아 행정법판사는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Full Self-Driving Capability가 장착된 차량이 사람의 지속적 주의 없이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고 믿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리고 이게 실제와 다르다는 점을 명칭 위반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반대로 오토스티어는 실제로 하는 일, 그러니까 자동 조향 보조를 있는 그대로 서술하는 이름이라는 평가가 여러 매체에서 나왔습니다.
여기서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 명칭 변경을 연방 도로교통안전국, NHTSA가 명령한 걸로 알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요.
확인된 바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조치의 근거는 전부 캘리포니아주 DMV, 즉 주 행정기관입니다.
연방기관인 NHTSA가 이번 명칭 변경을 직접 지시했다는 출처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NHTSA는 이것과는 별도로, 과거에 오토파일럿 관련 대규모 리콜과 조사를 진행한 이력이 있습니다.
이번 명칭 변경 건과는 시점도 배경도 다른 별개의 사안이니, 섞어서 이해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즉 이번 일의 주인공은 연방정부가 아니라 캘리포니아주입니다.
명칭 개편에서 눈여겨볼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새로 바뀐 설정 메뉴는 "Self-Driving Features" 아래에 트래픽 어웨어 크루즈 컨트롤, 오토스티어, 풀 셀프 드라이빙을 나란히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하드웨어 이름이었던 "FSD Computer"도 "AI Computer"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변화들을 묶어서 보면, 오토파일럿이라는 기본 무료 기능과 FSD라는 유료 구독 기능 사이의 경계를 UI상에서 더 명확히 나누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기본 기능은 셀프 드라이빙 기능들 중 하나로, 유료 기능은 별도의 FSD 구독으로.
그렇게 선을 긋는 모양새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테슬라는 시정 조치에 따라 명칭을 순순히 바꿨습니다.
그런데 2026년 2월 27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법원에 DMV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오토파일럿과 FSD라는 명칭을 다시 쓸 수 있도록, DMV의 판정 자체가 뒤집혀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명칭은 시정명령에 맞춰 바꿨지만, 그 판정의 정당성 자체에는 법적으로 불복하고 있는 겁니다.
시정은 하되 승복은 하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소송이 어떻게 결론 날지에 따라 앞으로 명칭이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여기서 꼭 구분해야 할 별개의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2026년 1월 23일경, 미국에서 신차를 주문할 때 기본 트림에 포함되던 오토스티어 기능이 표준 사양에서 빠지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트래픽 어웨어 크루즈 컨트롤만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이건 명칭 변경이 아니라 사양 자체를 줄인 겁니다.
무료로 포함되던 기능을 빼고, FSD 구독으로 유도하려는 사업적 결정으로 보도됐습니다.
이 소식에 대한 반응은 꽤 부정적이었습니다.
엑스와 레딧에서는 테슬라가 퇴보하고 있다, 너무 후지다, 우습다 같은 반응이 나왔고, 다른 브랜드를 고려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테슬라 홈페이지의 사양 비교표에는 여전히 대부분 트림에 오토스티어가 포함된 것처럼 나오는데, 실제 주문 마지막 단계에서는 빠져 있어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명칭 변경(2월, DMV 시정명령 대응)과 기본 사양에서 오토스티어를 뺀 것(1월, FSD 유도 목적)은 시점도 다르고 이유도 다른 별개의 사건입니다.
다만 둘 다 FSD 쪽으로 고객을 유도한다는 사업적 맥락은 공유하고 있어서, 커뮤니티에서 자주 섞여 언급됩니다.
가장 궁금하실 부분일 텐데요, 여기서는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을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확인된 것부터 보면, 소프트웨어 2026.8.6(2026년 4월 2일 배포 시작)에서 오토파일럿 명칭 변경이 전 세계 차량으로 확대 적용됐습니다.
90개국 이상, HW3와 HW4 차량 모두 대상이었습니다.
2026년 4월 20일 기준 한국 매체 보도(블로터)에 따르면, 미국산과 중국산 테슬라 차량에 OTA로 오토파일럿 명칭이 실제로 삭제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다만 표기는 시장과 하드웨어에 따라 갈립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모델Y 등은 "셀프 드라이빙"으로, 미국산 모델3 같은 HW3 차량은 "어시스티드 드라이빙"으로 표기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보도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차량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한국에 출고되는 차량의 UI 명칭이 동일하게 바뀌었는지는 이 보도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것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부에서는 한국은 아직 기존의 무료 오토파일럿 정책이 유지되고 있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 내용은 원문 기사를 직접 대조하지 못한 상태라 신뢰도가 낮습니다.
오토스티어라는 한국어 표기가 한국 출시 차량에 공식적으로 등장했다는 직접적인 출처도 아직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테슬라코리아의 공식 발표 역시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한국 출고 차량의 UI 명칭이 실제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이 부분은 확인되는 대로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오토파일럿이 오토스티어로 통째로 바뀐 게 아니라, 상위 명칭은 셀프 드라이빙으로 바뀌고 그 안의 한 기능 이름에 원래 있던 오토스티어가 쓰인 것입니다.
계기는 캘리포니아주 DMV의 시정명령이었고, 테슬라는 명칭은 바꾸면서 동시에 그 판정에 소송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 차량의 설정 화면에서 이름이 낯설게 바뀌어 있어도 당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능 자체가 달라진 게 아니라 이름표만 바뀐 것이니까요.
다만 이름 변경과 별개로 신차 기본 사양에서 오토스티어가 빠진 이슈는 실제 기능이 줄어드는 문제라, 신차를 고려 중이시라면 이 둘을 헷갈리지 않고 각각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