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새 차가 싸게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일단 한 걸음 물러서서 보는 편입니다.
싼 데는 보통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가장 싼 사이버트럭'도 처음엔 반갑기보다 의심부터 들었는데요.
막상 들여다보니 빛과 그림자가 너무 선명하게 갈렸습니다.
이 글은 이런 분을 위해 정리했습니다.
저가형 사이버트럭이 정확히 뭐가 좋아졌는지,
왜 한쪽에서는 주문을 무더기로 취소하고 있는지,
그리고 가장 많이 묻는 질문, 한국에도 이 저가형 사이버트럭이 있는지.
결론부터 짧게 말씀드리면, 빛도 진짜고 그림자도 진짜입니다.
먼저 좋은 소식입니다.
가장 싼 사이버트럭인 스탠다드 듀얼모터 AWD의 첫 고객 인도가 시작됐습니다.
날짜는 2026년 6월 12일, 장소는 텍사스입니다.
1호 오너는 텍사스에 사는 Kristin Schoen 씨로, 출시 첫날부터 예약했던 분입니다.
테슬라 앱의 9단계 인도 절차를 마치고 첫 스탠다드 AWD를 받았습니다.
이후 6월 후반부터 베이스 트림 인도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가격입니다.
'5만 9,990달러 사이버트럭'이라는 말만 들으면 오해하기 쉽습니다.
이 부분은 시점을 나눠서 봐야 합니다.
2026년 2월 19일, 듀얼모터 AWD가 5만 9,990달러로 깜짝 출시됐습니다.
사이버트럭 역사상 최저가였습니다.
머스크는 X에 "다음 10일 동안만"이라고 올렸습니다.
그리고 약 10일 뒤인 3월 1일, 가격이 6만 9,990달러로 1만 달러 올랐습니다.
초기 약 10일 안에 예약한 사람만 5만 9,990달러에 묶였습니다.
6월 12일 첫 인도를 받은 분도 이 초기 예약자라 원가로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5만 9,990달러는 2월의 첫 공개가이자 초기 예약자 락인 가격입니다.
지금 새로 주문하면 적용되는 가격은 6만 9,990달러입니다.
참고로 현재 라인업은 베이스 AWD 6만 9,990달러,
프리미엄 AWD 7만 9,990달러,
최상위 사이버비스트 9만 9,990달러입니다.
저가형이 나오면서 사이버비스트는 11만 4,990달러에서 9만 9,990달러로 내렸습니다.
수요는 뜨겁습니다.
지금 주문하면 인도 예상이 이미 2027년으로 밀려 있습니다.
싸진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베이스 AWD는 프리미엄 AWD 대비 몇 가지를 덜어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서스펜션입니다.
에어 서스펜션이 빠지고 코일 스프링으로 바뀌었습니다.
견인 능력도 줄었습니다.
1만 1,000파운드에서 7,500파운드로 축소됐습니다.
이 밖에도 통풍시트가 일반 열선시트로,
2열 뒷좌석 터치스크린이 제거됐고,
실내 소재도 프리미엄 합성소재에서 직물로 내려갔습니다.
그래도 기본기는 챙겼습니다.
EPA 기준 주행거리 325마일, 0에서 60마일 가속 4.1초,
스티어 바이 와이어, 4륜 조향, V2H 기능까지 들어 있습니다.
가격으로 보면 경쟁력은 분명합니다.
출시가 기준으로 F-150 라이트닝 확장형이나 리비안 R1T 듀얼보다 쌌고,
'전기 픽업 가격 기준점'이 됐다는 평가까지 나왔으니까요.
여기서부터 분위기가 바뀝니다.
문제는 'FSD 이전'입니다.
기존에 타던 차의 FSD 라이선스를 새 차로 옮기는 기능인데요.
저가 AWD 출시 초기 주문 화면에는 'FSD 이전 가능'이라고 표시돼 있었습니다.
조건은 2026년 3월 31일까지 인도였습니다.
그런데 정책이 두 번 흔들렸습니다.
2026년 1월 20일, 테슬라는 조건을 완화했습니다.
'3월 31일까지 인도'가 아니라 '3월 31일까지 주문만 하면 자격'으로 바꿨습니다.
이 소식에 주문이 몰리면서 인도 예상이 2027년까지 밀렸습니다.
그러다 2월 27일에서 28일 밤, 테슬라가 조용히 되돌렸습니다.
다시 '3월 31일까지 인도' 조건으로 바꿨습니다.
고객 이메일이나 공지 없이 약관 문구만 바뀌었습니다.
여기서 모순이 생깁니다.
저가 AWD는 인도가 2027년까지 밀려 있어서,
주문자 대부분이 '3월 31일까지 인도' 조건을 물리적으로 채울 수 없게 됐습니다.
이전권이 사실상 무력화된 셈입니다.
테슬라가 제시한 선택지는 세 가지였습니다.
그대로 인도받되 FSD 이전을 포기하고, 이후 월 구독으로 새로 결제하는 방법.
이전권을 유지하려면 상위 트림으로 갈아타는 방법, 추가 비용은 약 2만 달러입니다.
아니면 예약금 250달러를 환불받고 주문을 취소하는 방법.
반응은 마지막 쪽으로 쏠렸습니다.
분노한 예약자들이 250달러를 환불받고 무더기로 취소했습니다.
한 고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5.9만 CT 주문을 취소했다. 주문일 스크린샷에 분명히 이전 가능이라고 돼 있었는데, 약관이 소급 변경됐다."
여기서 표현을 정확히 구분하고 싶은데요.
'미끼상술'이라는 표현은 전문 매체 쪽 평가입니다.
Not a Tesla App은 "많은 고객이 미끼상술의 피해자라고 느낄 수 있다"고 비판했고,
InsideEVs도 비슷한 톤으로 다뤘습니다.
반면 실제 취소와 항의는 오너들의 행동으로 나타났습니다.
FSD 일시불 구매가 단계적으로 사라지고 월 구독으로 넘어간 상황이라,
이전권을 잃으면 새 차에서 FSD를 쓰려면 구독뿐이라는 점이 비판의 근거였습니다.
싸게 사려다 오히려 발이 묶인 느낌.
취소가 쏟아진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두 번째 그림자는 충전입니다.
이름이 좀 낯선데, PCS2라는 부품이 문제입니다.
PCS는 전력변환 시스템입니다.
온보드 충전기와 DC-DC 컨버터를 하나로 합친 유닛인데요.
외부 AC 전력을 배터리로 넣는 충전을 맡고,
고전압 배터리를 사이버트럭의 48V 저전압용으로 낮추는 일도 합니다.
이게 고장 나면 증상이 이렇습니다.
화면에 'AC Charging Unavailable' 경고가 뜨고,
완전히 고장 나기 전에는 충전 속도가 48A에서 24A로 떨어집니다.
핵심은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집에서 충전이 안 됩니다.
다만 오해는 풀어야 합니다.
슈퍼차저의 DC 급속충전은 여전히 됩니다.
'집에서 못 한다'가 문제이지, 차가 아예 못 움직이는 건 아닙니다.
대신 슈퍼차저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규모에 대해서는 매체마다 숫자가 다릅니다.
여러 매체는 "수천 대"가 가정 충전 불가 상태라고 표현했습니다.
반면 Not a Tesla App은 더 보수적으로 "확인된 사례 수십 건"이라고 적었고,
동시에 "초기 7만 5천 대가 결함 PCS를 달고 있다"는 미검증 주장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공식 집계는 없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대수는 단정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수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교체 부품이 백오더라 많은 오너가 8주에서 10주를 기다립니다.
PCS가 차량 깊숙이 묻혀 있어서 떼어내는 작업 자체가 큽니다.
테슬라는 긴급 OTA 업데이트를 배포하고,
가정 충전이 막힌 오너에게 무료 슈퍼차징을 임시로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공식 NHTSA 리콜은 아직 없습니다.
케이스별 교체에 그치고 있어서 "리콜해야 한다"는 비판이 큽니다.
보증에도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2024년과 2025년 파운데이션 시리즈 구매자는 기본 보증으로만 커버됩니다.
반면 2026년 이후 모델은 새로 도입된 7년, 7만 마일 보증이 PCS를 명시적으로 커버합니다.
새 차는 보호되고 초기 구매자는 빠지는 구조입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없습니다.
2026년 6월 현재 한국에서 정식 판매되는 사이버트럭은 두 트림뿐입니다.
AWD가 1억 4,500만 원,
사이버비스트가 1억 6,000만 원.
미국에서 새로 나온 저가형 스탠다드 듀얼모터 AWD는 한국 라인업에 들어와 있지 않습니다.
복수의 한국 매체가 이를 명시했습니다.
유카포스트는 미국의 가장 싼 트림이 "국내에는 전혀 도입되지 않았다"고 적었고,
블로터도 저가형 스탠다드 트림은 한국에 미투입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참고로 사이버트럭은 국내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습니다.
오해는 없으셔야 합니다.
사이버트럭 자체는 한국에 정식으로 인도됐습니다.
테슬라코리아가 2025년 8월 29일 주문을 받기 시작했고,
11월 초 평택항에 물량이 입항했습니다.
한국 1호차 인도 행사는 2025년 11월 27일 서울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습니다.
이건 북미 외 지역에서 세계 최초의 공식 인도였습니다.
주행거리도 국내 인증을 받았습니다.
AWD가 상온 복합 520km, 사이버비스트가 496km입니다.
FSD도 들어옵니다.
테슬라코리아는 2025년 11월 감독형 FSD를 국내에 처음 출시했고,
국내에서는 모델 S, 모델 X, 사이버트럭에 OTA로 배포되는 구조입니다.
정리하면, 한국에 사이버트럭은 있지만 미국식 저가형 트림은 없다.
이게 정확한 그림입니다.
마지막으로 혼동 하나를 풀고 가겠습니다.
한국 사이버트럭에서도 충전 관련 이슈가 보고됐는데요.
이건 미국의 PCS2와는 다른 별개의 결함입니다.
한국에서 보고된 건 BMS_a079입니다.
배터리 충전상태 불균형 오류로, 충전이 최대 50%로 제한됩니다.
영향은 4,300여 대 이상으로 보도됐고,
테슬라코리아는 기본 보증 만료 후 2년, 4만km 보증 연장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기억하시면 됩니다.
미국에서 집 충전이 막힌 건 PCS2 고장,
한국에서 충전이 50%로 제한된 건 BMS_a079.
이름도 원인도 다른 별개의 문제입니다.
딱 한 줄로 정리하면 이것입니다.
'가장 싸진 사이버트럭, 그런데 가장 시끄러워진 사이버트럭.'
가장 싼 트림이 드디어 인도되기 시작한 건 분명한 빛입니다.
하지만 FSD 이전이 막혀 주문이 취소되고,
집에서 충전이 안 되는 PCS2 고장까지 겹친 건 무거운 그림자입니다.
그리고 한국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한국에는 아직 이 저가형 트림이 없고, 충전 이슈도 미국과는 다른 별개 문제입니다.
저가형 사이버트럭을 기다리는 분이라면 가격 시점부터 차분히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5만 9,990달러'라는 숫자 하나가 지금 내가 살 수 있는 가격을 뜻하지는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