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며칠 동안 FSD 라이트 관련 글을 세 개나 따로 썼습니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결국 다 같은 이야기더라고요.
2026년 8월 8일, HW3 탑재 미국산 모델3·모델Y에 FSD(감독형) v14 라이트가 국내에서 대량배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 열흘 사이에 세 가지 다른 이야기가 거의 동시에 펼쳐졌습니다.
먼저 일주일간 쌓인 실사용 후기가 있었고,
그 직후 미국에서 HW3 컴퓨터 과열 논란이 터지면서 'v14.1 라이트'라는 새 버전 이야기가 겹쳤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HW3면 HW4 받은 차랑 대체 얼마나 다른가'라는 질문까지 이어졌습니다.
따로따로 보면 헷갈리기 쉬운 이야기라, 이번에는 한 번에 순서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일주일 실사용 후기부터, 과열 논란과 v14.1 라이트의 진짜 관계, 그리고 HW3와 HW4의 체감 차이까지 순서대로 가겠습니다.
혹시 아직 업데이트 알림이 안 와서 매일 화면만 들여다보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먼저 오해 하나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8월 8일 대량배포'라는 표현 때문에 대상 차량 대부분이 이미 받았을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실제로 확인되는 숫자는 그보다 훨씬 제한적입니다.
국내 비영리 통계 사이트 테멘.라이프(temen.life)에 따르면, 이 사이트에 자발적으로 등록한 미국산 모델3, 모델Y FSD 구매 차량 584대 가운데 59.6퍼센트인 348대가 8월 10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v14 라이트를 받은 상태였습니다.
다만 이 통계 자체가 "국내 전체 FSD v14 라이트 배포 규모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해당 기사에서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등록한 일부 오너 차량만 모은 숫자라는 뜻입니다.
한국 내 전체 대상 차량 대비 정확한 배포 완료율이 지금 이 시점에 얼마나 되는지는, 8월 8일 이후 나온 자료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커뮤니티에 후기가 쏟아지고 있어서 "많이 풀렸다"는 인상은 강하게 드는데요.
그 체감과 실제 전수 통계 사이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간극이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배포 순서에 대한 불만도 여전합니다.
블로터에는 배포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문의가 300건 넘게 접수됐고, HW3 기반 구형 모델S, 모델X 오너들은 애초에 이번 배포 대상에서 빠져 있어 별도의 불만을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블로터 기자가 2021년형 모델3 롱레인지, 그러니까 HW3에 인텔 아톰 프로세서가 들어간 구형 차량으로 서초, 강남을 거쳐 시청역까지 총 24킬로미터를 시승했습니다.
운전자 개입 없이 FSD를 유지한 채 주행한 비율, 이른바 어시스티드 드라이빙 사용률이 98.1퍼센트였습니다.
테스트 구간 대부분에서 기능을 켠 상태로 달릴 수 있었다는 뜻이지, 완전히 손을 놓고 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신호와 좌회전 대응이 안정적이었고, 가속과 감속에서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하드웨어는 그대로인데 화면에 표시되는 시각화 범위와 표현 방식만 소프트웨어로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는데요.
"5년 된 차량이 새 차처럼 느껴졌다"는 게 기자의 표현입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습니다.
강남역 사거리에서 신사역 방향으로 좌회전할 때는 차량이 좌회전 차로에 다소 늦게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자도 이번 한 번의 체험만으로 모든 도로에서 같은 성능을 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고속도로나 합류 구간, 장거리 주행 같은 조건에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블로터에서 이번에는 더 긴 거리를 달려봤습니다.
총 221킬로미터 가운데 209킬로미터, 비율로 94.3퍼센트를 FSD v14 라이트로 주행했고, 운전자 개입 없이 이어간 최장 기록은 48.6킬로미터였습니다.
작성한 조재환 기자는 이번 주행에 100점 만점에 90점을 줬습니다.
평소보다 주행 피로가 덜했고, 시스템이 스스로 양보 운전을 할 줄 알았으며, 사고 구간을 감지했을 때 빠져나가는 방법까지 능숙했다는 게 근거입니다.
가속과 감속에서 일반 오토파일럿 대비 울컥거리는 느낌이 전혀 없었고, 예전에 약점으로 꼽히던 우회전 인식 문제도 개선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감점 요인도 구체적으로 짚었는데요.
버스전용차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 네 가지 주행 모드 전부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주차장에 들어가고 나올 때 한글과 영문 표기 인식이 미흡했습니다.
슈퍼차저 자동 주차 기능은 아직 구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시승기 말고 실제로 며칠 타본 사람의 이야기도 궁금하실 텐데요.
클리앙 이용자 '지블로거'가 2021년식 미국산 모델Y로 사흘째 사용한 후기를 남겼습니다.
서울 도심 출퇴근길에 95퍼센트를 FSD로 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사람보다 낫다는 느낌도 많이 받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단점도 솔직하게 짚었습니다.
줄 서 있는 차들 사이를 끼어들려는 성향이 있어서, "한국인 정서상 용서가 안 되는 행위"라 운전자가 직접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예고 없이 스스로 차선을 바꿔서 운전자가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카메라로 다 확인하고 바꾸는 거라지만, 타고 있는 입장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제한속도 90킬로미터 구간에서 85킬로미터로 다소 느리게 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오너는 결론을 이렇게 냈습니다.
진행 중이던 중국산 모델Y 신차 구매 계약을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통풍 시트도 없고 오래됐지만 FSD가 더 중요한 것 같다"는 말과 함께요.
댓글에서는 차선 변경이나 경로 선택 판단에 대한 추가 지적도 있었고, 운전 피로가 줄었다는 긍정 평가도 있었습니다.
한국 도로 관행을 더 학습해야 한다는 뜻의 '한국화 패치'가 필요하다는 의견, 아직 초기 버전이니 앞으로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도 함께 섞여 있었습니다.
이번 대량배포는 애초에 한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FSD 라이트를 받은 시장입니다.
다만 이번 8월 8일 확대배포 대상은 국내에 있는 미국 프리몬트산 HW3 탑재 모델3, 모델Y 가운데 FSD(감독형)를 구매하거나 구독한 차량으로 한정됩니다.
국내 판매량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상하이산 모델3, 모델Y는 이번 배포 대상에서 계속 제외된 상태입니다.
그래서인지 배포를 받은 오너들 사이에서는 "저렴한 최신 중국산 대신 비싸고 오래된 미국산을 택한 게 옳았다"는 취지의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클리앙 오너의 중국산 계약 취소 사례도 이런 흐름 위에 있는 셈입니다.
앞의 두 후기를 나란히 놓고 보면 재미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24킬로미터 도심 시승에서는 어시스티드 드라이빙 사용률이 98.1퍼센트로 매우 높게 나왔는데, 사흘째 타본 클리앙 오너는 속도나 차선 변경 같은 세부 완성도에서 아쉬운 점을 더 구체적으로 짚었습니다.
둘 다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였습니다.
다만 짧은 체험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던 소소한 불편이, 매일 타면서 조금씩 쌓이는 식으로 보이는데요.
하나는 '처음 타본 순간'의 인상이고, 다른 하나는 '일상적으로 며칠 써본 뒤'의 체감이라 온도차가 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게 FSD 라이트의 완성도가 낮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아직 모든 상황에서 똑같이 매끄럽다고 단정하기는 이른 단계라는 뜻으로 읽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후기들이 쏟아지던 바로 그 시점, 북미에서는 이미 한 단계 더 나아간 v14.1 라이트가 테스터들에게 배포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버전이 한국에도 왔는지, 그리고 하필 왜 이 시점에 나왔는지를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하나 더 붙습니다.
미국에서 2026년 8월 8일에서 9일 사이 얼리 액세스로 배포가 시작된 버전은
'FSD v14.1 Lite', 소프트웨어 번호로는 2026.21.6입니다.
공식 배포일은 8월 9일로 명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지금 받고 있는 버전은 이게 아닙니다.
한국은 2026.20.7.5를 받고 있습니다. 배포는 릴리스노트 기준 8월 6일, 보도 기준으로는 8월 8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이 2026.20.7.5는 미국에서 이미 지나간 이전 빌드인 2026.20.6.10을 반영한 v14 Lite의 두 번째 확대 배포입니다.
v14.1이 아닙니다.
실제로 Not a Tesla App의 공식 릴리스노트도
2026.21.6은 "FSD Supervised 14.1 Lite & 14.3.7"로,
2026.20.7.5는 "FSD v14 Lite"로 구분해
서로 다른 업데이트로 나열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기 쉽지만, 미국의 v14.1 Lite와 한국의 2026.20.7.5는 세대가 다른 버전입니다.
과열 보고는 2026년 8월 1일에서 3일 사이
미국 X와 커뮤니티에서 처음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공식 매체 보도는 8월 3일 TeslaNorth와 Electrek,
8월 4일 Not a Tesla App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정상 작동 범위는 0도에서 90도입니다.
90도를 넘어가면 'APP_w141_ECU_Thermal_Issue' 경고가 뜨고, 컴퓨터가 식을 때까지 FSD와 오토파일럿이 잠깁니다.
이때 함께 꺼지는 기능이 오토파일럿뿐만이 아닙니다.
자동 와이퍼, 차선이탈경고, 긴급제동까지 한꺼번에 강제로 꺼지는 사례가 다수 보고됐습니다.
실측 온도는 InsideEVs 기준 96도에서 99도, 가장 높게는 102도까지 보고됐습니다. 일부 차량은 컴퓨터 자체 교체가 필요했습니다.
원인으로 지목되는 배경은 하드웨어 격차입니다.
HW3는 HW4보다 메모리 대역폭이 약 8분의 1에서 15퍼센트 수준밖에 안 되는데,
더 무거워진 v14 신경망 연산을 그대로 처리해야 하다 보니
부하가 커졌다는 것입니다.
타이밍만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과열 논란이 터지고 며칠 뒤인 8월 8일에서 9일에 v14.1 Lite가 나왔으니까요.
그런데 공식 릴리스노트(2026.21.6)에는 발열이나 과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릴리스노트가 밝힌 핵심은 다릅니다.
HW4의 v14 지능을 HW3가 그대로 학습하도록 증류했다는 것,
그리고 주차와 언주차, 후진 기능, Arrival Options,
새 속도 프로파일 'SLOTH'를 포함한 Speed Profiles가 추가됐다는 것입니다.
실사용 후기도 있습니다.
150마일 이상 주행한 Not a Tesla App 리뷰에 따르면
가속페달의 불필요한 떨림이 사실상 사라졌고,
회전할 때 조향이 더 확신 있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다만 주차는 여전히 각도가 틀어지거나 선을 벗어나는 경우가 있고,
후진 중 큰 물체를 놓치는 사례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이 후기들 어디에도 온도가 실제로 낮아졌는지 측정한 내용은 없습니다.
Tesla Oracle은 8월 11일 기사에서
"새 버전이 과열 문제를 고쳤기를 바라지만, 결론 내리기엔 이르다"고 썼습니다.
8월 17일 기준으로도 배포는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Teslascope 집계로 총 설치 472대, 대기 151대 수준이고,
8월 15일경 약 6,160대가 추가 배포되는 웨이브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과열 자체가 소프트웨어 때문인지를 두고도 이견이 있습니다.
유명 테슬라 평론가 wholemars는 8월 5일
"지금까지 v14 Lite가 과열을 유발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전혀 보지 못했다"며,
FSD 컴퓨터가 수랭식이라 공랭식보다 열 여유가 훨씬 크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테슬라 본사는 이 기간 동안 과열 문제에 대해 공식 성명을 낸 적이 없습니다. 인과관계도, 해결 여부도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뜻입니다.
한국이 받고 있는 2026.20.7.5는
미국산 Model 3와 Model Y 중 HW3, 그리고
FSD Supervised를 유상으로 구매하거나 구독 중인 차량만 대상입니다.
중국 상하이산 차량은 별도 규제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라 제외됩니다.
과열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내 언론의 태도가 흥미롭습니다.
오토헤럴드는 8월 5일 보도에서
"이번 과열 및 고장 제보는 북미에서 배포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으며,
국내 HW3 차량에 동일한 버전이 제공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명시했습니다.
더드라이브도 8월 6일 미국 사례(102도, 컴퓨터 교체 안내 등)를 전했지만,
국내 피해 사례나 국내 차량 영향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습니다.
국내 실사용자의 과열 제보 사례도 이번 확인 과정에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Teslascope의 실시간 배포 통계도 참고할 만합니다.
8월 17일 기준 v14.1 Lite 설치 차량의 지역 비중은
미국 92.80퍼센트, 캐나다 6.57퍼센트, 멕시코 0.64퍼센트이고,
한국은 이 목록에 아예 없습니다.
여기에 릴리스노트 상 한국이 별도 브랜치(2026.20.7.5)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보면,
한국 HW3 차량에는 v14.1 Lite가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만 이는 정황을 종합한 판단이고, 테슬라코리아의 공식 확인은 아직 없습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차량 소프트웨어 화면에서 지금 버전이 2026.20.7.5인지 확인하는 것.
2026.21.6이 아니라면, 아직 미국의 v14.1 Lite 얼리 액세스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주행 중 오토파일럿이나 차선이탈경고, 긴급제동이 갑자기 꺼지거나
'APP_w141_ECU_Thermal_Issue' 경고가 뜨면,
안전한 곳에 정차해 컴퓨터를 식힌 뒤 테슬라 서비스센터에 문의하는 것.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런 제보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사례가 실재하는 만큼 알아두면 좋을 대처법입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HW3가 이렇게 발열과 제한된 사양을 안고 v14 라이트를 돌리고 있다면, 애초에 HW4를 받은 차량과는 실제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걸까요.
참고로 이 비교는 미국(프리몬트) 생산 모델3, 모델Y 중 HW3가 탑재되고 FSD(감독형)를 구매하거나 구독한 차량 기준입니다.
중국 상하이산 모델3, 모델Y는 하드웨어와 무관하게 국내 규제 절차가 남아 있어 이번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숫자로 확인되는 부분부터 짚겠습니다.
HW3의 연산 성능은 144 TOPS입니다.
2019년 공식 발표 이후 여러 소스가 일치하는 수치입니다.
문제는 HW4입니다.
테슬라는 HW4의 TOPS 수치를 공식 발표한 적이 없습니다.
머스크는 HW3 대비 3배에서 8배 정도라고만 언급했고, 매체마다 인용하는 숫자가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HW4의 TOPS를 구체적인 숫자로 못 박지 않겠습니다.
공식 미공개, 3~8배 수준으로만 알려져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입니다.
대신 확실히 검증되는 수치로 보면 이렇습니다.
메모리 대역폭은 HW3가 초당 약 48GB, HW4가 초당 약 384GB로 약 8배 차이가 납니다.
전면 카메라 해상도는 HW3가 약 120만 화소(1280×960), HW4가 약 540만 화소(2896×1876)입니다.
CPU 코어는 HW3가 12코어(2.2GHz), HW4가 20코어(2.35GHz)입니다.
RAM은 HW3가 8GB LPDDR4로 확인됩니다.
HW4는 통상 16GB로 언급되지만, 자율주행 연산 전용 RAM인지 인포테인먼트 보드 전체 RAM인지를 구분해주는 단일 출처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HW3는 v14 신경망을 원래 크기로 돌리기엔 메모리와 연산력이 빠듯한 하드웨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v14 라이트는 기능을 뺀 염가판이 아닙니다.
HW4용 v14 신경망을 HW3의 제한된 메모리와 연산력에 맞게 증류해서 압축한 별도 버전입니다.
같은 모델을 그대로 축소한 게 아니라, HW3에서 돌아가도록 다시 설계된 모델이라는 게 더 정확한 설명입니다.
사실 HW3는 한동안 이런 업데이트 자체가 뜸했습니다.
2025년 초부터 약 16개월 동안 v12.6대에 멈춰 있었으니까요.
그러다 2026년 6월 말 북미를 시작으로, 7월 10일 한국까지 v14 라이트가 순차 배포됐습니다.
한국은 북미 다음으로 이 버전을 받은 세계 두 번째 시장이었고, 8월에는 개선판(2026.20.7.5)까지 받았습니다.
'업데이트가 끊긴 구형 하드웨어'라는 인상을 갖고 계셨다면, 그건 v14 라이트 출시 이전 상황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차피 하위 버전이라 큰 의미 없다'는 인상도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주차와 도착 처리부터 보면, v14 라이트도 목적지 도착 후 자동 주차를 시도합니다.
도착 옵션(주차장, 도로변, 진입로)을 고를 수 있고, 후진 출차도 지원합니다.
'HW3는 주차 기능이 아예 없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실사용 후기를 보면 각도가 틀어지거나 라인을 벗어나는 경우가 있어, HW4만큼 정교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더 근본적인 차이는 무감독, 그러니까 로보택시급 주행입니다.
테슬라는 2026년 4월 실적발표에서 HW3가 무감독 FSD를 영구히 지원할 수 없다고 처음 공식 인정했습니다.
로보택시 수준의 완전 무인 주행을 기대하신다면 HW3에서는 하드웨어를 바꾸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고속도로나 간선도로 위주로 감독하에 쓰실 계획이라면, 이 차이가 당장 발목을 잡는 부분은 아닙니다.
수치로 보면 이렇습니다.
로드사이드 더미를 이용한 실주행 테스트에서, HW3 구버전(v12.6.4)은 반응까지 1.065초가 걸렸습니다.
같은 HW3가 v14 라이트로 올라오면서 0.675초로 줄었습니다. 36.6% 개선입니다.
HW4(v14.3.4)는 0.450초였습니다.
HW3의 v14 라이트보다 다시 36.6% 빨랐고, HW3 구버전과 비교하면 57.8% 빠른 수치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밝혀야 할 게 있습니다.
이 수치는 테슬라 공식 벤치마크가 아닙니다.
유튜브 채널 'TechGeek Tesla'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로드사이드 더미 실측 결과입니다.
원본 영상까지 직접 시청해 검증하지는 못했고, 더미 크기나 접근 속도, 반복 횟수 같은 테스트 방법론도 상세히 공개돼 있지 않습니다.
1회성 실측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방향성만큼은 여러 매체가 같은 수치로 교차 확인했습니다.
'HW3에 v14 라이트를 올리면 성능 차이가 거의 없다'는 이야기는 과장인 셈입니다.
스펙과 반응속도 차이만 보면 실사용 만족도도 그만큼 낮을 것 같지만, 앞서 살펴본 후기들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도심 24km 시승에서 어시스티드 드라이빙 사용률 98.1%, 221km 장거리에서는 90점, 사흘 탄 클리앙 오너는 그걸 이유로 중국산 모델Y 계약까지 취소했습니다.
스펙상 HW4에 못 미치는 HW3라도, 실사용 만족도가 그만큼 낮지는 않다는 방증으로 읽힙니다.
8월 초부터 불거진 과열 논란도 체크리스트에 올려둘 만합니다.
앞서 짚은 것처럼 국내에서 실제 과열 제보가 확인된 적은 아직 없고, 테슬라도 원인이나 해결 여부를 공식 인정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미국 사례가 실재하는 만큼, 구매나 구독을 앞두고 있다면 체크리스트에 한 줄 정도는 넣어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본 스펙과 체감 차이를 놓고, 실제 결제 방식을 정리해보겠습니다.
FSD(감독형)의 구매 방식은 일시불에서 구독제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당초 8월 10일로 예정됐던 전환일이 8월 21일로 조정됐고, 지금 기준 구독 전환일은 8월 21일입니다.
일시불 가격은 904만 3,000원(부가세 포함)이고, 8월 20일까지 구매할 수 있습니다.
8월 21일부터는 신규 구독만 가능하고, 구독료는 월 15만 원(부가세 포함)입니다.
이미 EAP(향상된 오토파일럿)를 구매해 둔 분이라면 절반 가격인 월 7만 5,000원이 적용됩니다.
904만 3,000원을 15만 원으로 나누면 약 60.3개월, 그러니까 약 5년입니다.
5년 이상 이 차를 타면서 FSD를 계속 쓸 계획이라면 일시불이,
그보다 짧으면 구독이 산술적으로 유리합니다.
여기에 두 가지 변수를 더 얹어야 합니다.
먼저 일시불로 구매한 FSD는 신차로 바꿀 때 1회 한해 이전이 가능하지만, 구독은 이전 대상이 아닙니다.
몇 년 안에 새 테슬라로 바꿀 계획이 있다면 이 차이도 고려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테슬라는 2026년 4월 실적발표에서 HW3를 HW4로 교체하는 프로그램 계획을 밝혔지만, 2026년 8월 18일 현재까지 실제 가동 시점과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곧 무상으로 바꿔줄 텐데 지금 돈 쓸 필요 있나' 싶으실 수 있는데,
정확히는 '언제 될지 모르는 계획'에 더 가깝습니다.
오늘 살펴본 스펙과 체감 차이를 감안하면, HW4와 격차가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 격차가 v14 라이트를 못 쓸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서 장거리를 자주 다니거나 5년 이상 탈 계획이 확실하다면 8월 20일까지 일시불이 산술적으로 유리하고,
우선 한 달 구독해보고 체감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신다면 8월 21일 이후 구독으로 시작해도 됩니다.
세 이야기를 한 줄씩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실사용은 하드웨어를 그대로 두고도 소프트웨어만으로 5년 된 차가 다르게 느껴질 만큼 바뀌었지만, 버스전용차로나 복잡한 좌회전, 슈퍼차저 자동주차처럼 아직 못 미더운 구간도 분명히 남아 있습니다.
과열은 미국에서 실제로 보고된 문제이지만,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확인된 제보가 없고 테슬라도 공식 인정한 적이 없어 '내 차도 위험하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HW3라서 못 하는 건 로보택시급 무감독 주행이지, 고속도로와 간선도로 위주로 감독하에 쓰는 데는 v14 라이트만으로도 체감할 변화가 충분히 큽니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습니다.
아직 업데이트를 못 받으셨다면 순서가 계속 밀리고 있어도 방향 자체는 나쁘지 않으니 너무 초조해하지 않으셔도 되고,
이미 받으셨다면 차량 화면에서 지금 버전이 무엇인지, 그리고 과열 경고가 뜨는지 정도는 한 번씩 확인해두시길 권합니다.
스펙표의 숫자보다, 내 차에서 실제로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아직 아닌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