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0일 시작된 국내 FSD 라이트 순차 배포는 미국 프리몬트 공장산 HW3 Model 3·Model Y 중 FSD(감독형) 옵션이 이미 활성화된 차량이 대상입니다. 과거 언락툴을 쓰다 적발돼 EAP로 강등된 차는 이 조건을 못 채울 수 있다는 우려가 중고차 시장에서 나오는데, 실제로 제외됐다는 확인은 아직 없습니다.
중고 테슬라를 알아보고 계신 분이라면 이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어보셨을 겁니다. 예전에 언락툴로 FSD를 몰래 켰다가 테슬라에 걸려서 밴 당한 차가 있고, 그 차를 모르고 사면 새 차주인 나도 영영 FSD를 못 쓰게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공식 배포가 시작되면서 이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어디까지가 확인된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추측인지,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용어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FSD 언락이라고 하면 핸들에 무게추나 동글을 꽂아서 '핸들 잡으세요' 경고를 우회하는 방법을 떠올리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번 사안은 그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번 언락툴은 차량의 CAN 버스에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USB형 소형 장치입니다.
지역 제한, 그러니까 지오펜싱 신호 자체를 조작해서 한국에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FSD 기능을 강제로 켜버리는 방식입니다.
설치에 5분 정도 걸리는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으로 알려졌고, 스마트 서몬 거리 확장 같은 부가 기능도 함께 풀리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장치를 처음 퍼뜨린 사람은 폴란드 개발자 미하우 가핀스키입니다.
2026년 3월 26일 그의 CAN버스 진단 장치가 SNS를 통해 확산됐고, 3월 28일에는 소스코드가 깃랩에 공개되면서 상황이 커졌습니다.
정품 가격은 500유로 선이었는데, 소스코드 공개 이후 중국에서 약 3만 원짜리 복제품이 쏟아지면서 문턱이 확 낮아진 것입니다.
3만 원짜리 복제품이 퍼지자 국토교통부가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2026년 3월 31일 첫 공식 경고가 나왔고, 이후 4월 9일에서 10일 사이 테슬라가 한국을 포함해 유럽, 중국, 터키에서 언락 차량의 FSD를 원격으로 대거 강등시켰습니다.
국토부는 4월 23일 이 사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국회 자료 기준으로 2026년 4월 28일까지 확인된 국내 불법 활성화 적발 건수는 85건입니다.
숫자만 보면 적어 보일 수 있는데요.
같은 시점 국내 테슬라 등록 대수는 18만 684대였고, 이 중 합법적으로 FSD를 쓸 수 있는 차량은 4,292대, 전체의 2.4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FSD를 쓰고 싶어도 정식으로는 못 쓰는 차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시기에, 일부가 편법을 택했다가 걸린 셈입니다.
밴을 당한 차는 화면상으로는 FSD 구매 이력이 그대로 보입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등급이 EAP, 그러니까 향상된 오토파일럿으로 강등되면서 FSD 관련 기능만 차단되는 방식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서몬 거리 같은 다른 부가 기능은 그대로 유지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이 강등이 영구적인지 아닌지는 지역마다 다르게 전해집니다.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다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나오기 전까지의 임시 조치라는 이야기가 돌았던 반면, 중국에서는 차량 알림으로 아예 영구적으로 FSD를 쓸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사례가 다수 보도됐습니다.
즉 밴이 영구적이다, 혹은 일시적이다라고 한마디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지역별로 조치 결과가 다르게 전해지고 있다는 점만 분명합니다.
테슬라는 언락 장치를 쓰다 사고가 나면 운전자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사고 원인이 아니어도 보증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 메일도 함께 발송했습니다.
이 부분이 오늘 글의 핵심이자,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대목입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공식 순차 배포가 시작된 FSD 라이트의 대상 조건은 미국 프리몬트 공장에서 만든 HW3 탑재 Model 3, Model Y 중에서 FSD, 감독형 옵션이 이미 활성화돼 있는 차량입니다.
그런데 밴을 당한 차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내부적으로 EAP 등급으로 강등된 상태입니다.
'FSD가 이미 활성화돼 있을 것'이라는 조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하는 셈이죠.
이 둘을 단순히 이어보면, 밴 이력이 있는 차는 이번 FSD 라이트 순차 배포에서도 자연스럽게 빠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다만 여기서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밴 이력이 있는 차가 이번 FSD 라이트 배포에서 실제로 제외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해주는 테슬라의 공식 발표나 언론 보도, 구체적인 차주 제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공식 배포 대상, 제외 기준은 모두 생산국과 하드웨어를 근거로 설명되고 있을 뿐, 밴 이력을 별도로 언급한 자료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시점에서는 '밴 당한 차는 FSD 라이트를 못 받는다'가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고 그래서 우려가 제기되는 단계라고 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밴 이력과 별개로, 이번 FSD 라이트 배포에서 공식적으로 빠지는 차는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국내 판매 비중이 가장 큰 중국 상하이 공장산 Model 3, Model Y, 그리고 2023년 3월 이후 나온 AI4 탑재 신형 Model S, Model X입니다.
다만 이 두 그룹이 빠지는 이유는 서로 다릅니다.
AI4 차량은 뒤에서 말씀드리듯 2025년 11월부터 이미 감독형 FSD를 받아온 세대여서, HW3 차량을 대상으로 한 이번 라이트 배포와는 층이 다릅니다.
반면 상하이산 Model 3, Model Y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인증 문제로 빠집니다.
VIN 앞자리로 구분하면 5YJ나 7SA로 시작하면 미국 프리몬트산, LRW로 시작하면 중국 상하이산입니다.
상하이산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혀진 제외 사유는 생산국의 안전기준과 인증 절차 차이입니다.
미국산은 한미 FTA 덕분에 미국 연방안전기준 충족만으로 국내 기준도 충족한 것으로 인정받지만, 상하이산은 유럽 기준으로 만들어져 국내에서 별도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이 로직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2025년 11월 한국에 감독형 FSD가 처음 도입됐을 때도 미국산 HW4 Model S, Model X, 사이버트럭이 먼저였고 상하이산 Model 3, Model Y는 그때도 제외였습니다.
생산국에 따른 배포 대상 판별과 VIN 확인 방법은 미국산 모델3, Y도 HW3 FSD Lite 수혜 후보인 이유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이 기준에는 밴 이력이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 다시 한번 강조해두겠습니다.
그리고 이 여파로 흥미로운 역전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최신 상하이산 차주들이 오히려 FSD 라이트를 못 받는 상황이 되면서, 구형 미국산 중고차 시세가 도리어 오르는 경우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여기가 사실 가장 답답한 지점입니다.
디시인사이드 테슬라 갤러리에는 "기존 판매된 차들은 FSD가 안 될 수도??"라는 제목으로, 포르쉐의 유사 사례를 인용하며 우려를 제기한 글이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중고 테슬라를 알아보다 보면 FSD 승계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묻는 글은 커뮤니티에 꽤 많습니다.
하지만 밴 이력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공식적인 조회 방법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VIN으로 생산국 정도는 구분할 수 있지만, 그 차가 과거에 언락툴을 쓰다 밴을 당한 적이 있는지는 화면에 따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테슬라 고객센터에 직접 문의하는 것 외에 뚜렷한 확인 경로가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 언락을 고민 중이셨다면 처벌 수위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자동차관리법 제35조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제29조에 따라 안전기준 부적합으로 아예 운행이 금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3만 원짜리 장치 하나 때문에 감당하기엔 너무 큰 대가입니다.
중고 테슬라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확인하실 것은 이것입니다.
'밴 당한 차가 FSD 라이트에서 빠진다'는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우려 단계지만, 확인이 어려운 만큼 중고 테슬라를 알아보실 때는 반드시 판매자에게 FSD 언락이나 밴 이력을 직접 물어보시고, 가능하면 인도 전에 FSD 관련 기능이 정상적으로 활성화되는지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몰라서 넘어가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다음 차주 몫이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