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 테슬라 FSD 904만 3천원 일시불 판매가 끝나고 월 15만원 구독제로 전환됐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인 8월 23일, 이번엔 '하루 5천원에 FSD 체험 가능'이라는 환불 꼼수 얘기가 커뮤니티에 돌기 시작했습니다.
둘 다 같은 구독 약관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구독 전환 자체를 모르면 환불 얘기도 이해가 안 되고, 환불 꼼수만 보면 정작 이게 왜 가능한지 맥락을 놓치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두 가지를 시간 순서대로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먼저 8월 21일 구독제 전환이 정확히 뭐가 바뀌고 뭐가 안 바뀐 건지 보고, 이어서 8월 23일 화제가 된 환불 방법이 약관상 정말 맞는 얘기인지 원문까지 확인해보겠습니다.
테슬라 FSD, 완전자율주행 감독형 구독제 전환이 8월 21일부터 한국에서 시행됐습니다.
원래 이 전환은 8월 10일 시행 예정이었습니다.
테슬라코리아는 8월 7일에서 8일 사이 고객 이메일 공지로 시행일을 8월 21일로 11일 미뤘고, 정작 그날이 되자 시행됐습니다.
연기 사유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한국일보는 FSD v14 Lite 배포 지연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업계 추정을 전했습니다. 확정된 사실은 아닙니다.
전 세계가 동시에 바뀐 건 아닙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시장 | 구독제 전환일 |
|---|---|
| 미국 | 2월 14일 |
| 호주, 뉴질랜드 | 3월 31일 |
| 아시아 대다수(홍콩, 마카오, 대만 등) | 6월 30일 |
| 한국 | 8월 21일 |
한국은 중국, 칠레, 콜롬비아와 함께 일시불이 남아있던 소수 시장이었는데, 이번에 그 대열에 합류한 것입니다.
가격을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구분 | 기존(~8/20) | 신규(8/21~) |
|---|---|---|
| FSD 감독형 | 904만 3천원 일시불 | 월 15만원 |
| EAP 보유자 FSD 업그레이드 | 일시불 업그레이드 가능 | 월 7만 5천원 |
904만 3천원을 15만원으로 나누면 약 60개월, 5년입니다.
5년 이상 차량을 탈 계획이라면 지금까지는 일시불이 더 저렴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몇 년 안에 차를 바꾸거나 FSD를 잠깐 써보고 싶은 분이라면, 목돈 없이 매달 켜고 끌 수 있는 구독 쪽이 부담이 덜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매달 켜고 끌 수 있다'는 특성이, 뒤에서 다룰 환불 꼼수 논란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여기서부터가 이번 전환의 진짜 '역설'입니다.
국내 판매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상하이산 모델3, 모델Y는 하이랜드 등 최신 페이스리프트를 포함해 FSD 자체가 아직 지원되지 않습니다.
유럽 안전기준에 맞춰 제작된 차량이라 별도 인증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고, 업계는 2027년 이후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금 FSD가 실제로 작동하는 차종은 따로 있습니다.
2025년 11월부터 HW4를 탑재한 미국산 모델S, 모델X, 사이버트럭에서 쓸 수 있고, 2026년 7월 10일부터는 VIN이 5YJ 또는 7SA로 시작하는 미국산 모델3, 모델Y까지 확대됐습니다.
미국산이 먼저인 이유는 한미 FTA에 따라 국내 별도 인증 없이 미국 기준이 그대로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2019년에서 2023년식 구형 미국산 모델3, 2021년에서 2022년식 모델Y가 먼저 월 15만원 구독 대상이 되고,
정작 최근 많이 팔린 중국산 신형 차량은 구독을 눌러도 쓸 기능이 없는 상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이미 FSD를 일시불로 구매한 분은 구독으로 강제 전환되지 않고, 기존처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옵션은 차량, 즉 VIN에 귀속되기 때문에 8월 21일 바뀐 건 신규 구매 방식뿐입니다.
EAP, 향상된 오토파일럿 452만 2천원 일시불도 8월 21일부터 흔들립니다.
미국산 차량은 EAP 신규 구매 자체가 중단되고, 중국산 차량은 452만 2천원 일시불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한국 판매 물량 상당수가 중국산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당분간 EAP는 차종에 따라 다른 규칙이 적용되는 셈입니다.
서울경제 영문판은 이번 전환이 정부의 공식 FSD 승인 전에 구독 기반을 미리 마련해두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구독 판매와 국토교통부의 인증, 승인 절차는 별개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다만 국토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가 8월 21일 시행된 구독 전환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구독제가 시작되자마자, 이 월 15만원이라는 숫자 자체를 파고든 '환불 꼼수'가 이틀 만에 커뮤니티를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이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테슬라 FSD 하루 5천원에 쓸 수 있다는 환불 꼼수, 최근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보셨을 겁니다.
결제 후 며칠만 쓰고 취소하면 남은 기간이 환급돼, 실질적으로 하루 5천원꼴에 체험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요.
계산은 이렇습니다.
150,000원을 30일로 나누면 정확히 5,000원이 나옵니다.
금요일에 결제해 주말만 쓰고 일요일에 해지하면, 남은 27일치를 돌려받아 실부담은 1만 5천원 수준이라는 논리입니다.
숫자 자체는 틀리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계산이 정말 그대로 실현되느냐입니다.
저는 이런 '꿀팁'성 이야기를 보면 일단 계산부터 의심하고 보는 편인데, 이번엔 산수 자체는 정확했습니다.
그래서 근거로 쓰이는 테슬라 FSD 약관 원문까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이 계산의 근거는 테슬라 FSD 구독 약관의 '고객에 의한 취소' 조항입니다.
약관 원문은 이렇게 돼 있습니다.
"귀하가 취소하는 경우, 귀하는 서비스의 남은 월별, 30일 기준 서비스 기간에 비례하여 결정된 선지급 요금을 환급 받을 수 있습니다."
(직접 촬영한 테슬라 FSD 구독 약관 화면입니다)
즉 한국 약관상으로는 비례 환급이 명시돼 있어, 이 부분은 꼼수라기보다 약관에 적힌 그대로입니다.
이 방법의 근거로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가 함께 돌기도 합니다.
'MS·어도비 같은 곳도 환불 안 해주다 공정위에 걸렸다'는 식의 설명인데요.
원문을 다시 보면 조금 다릅니다.
이 보도자료는 2022년 11월 30일 발표로, 마이크로소프트·어도비시스템즈·한글과컴퓨터 3개 SW 구독 사업자를 조사한 결과입니다.
그마저도 최종적으로 시정권고를 받은 곳은 어도비뿐이고, 마이크로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는 지적을 받고 스스로 시정했습니다.
(직접 촬영한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화면입니다)
무엇보다 이건 4년 전 일반 사무용 소프트웨어 구독에 대한 조사입니다.
테슬라나 자동차, 모빌리티 구독 서비스를 공정위가 직접 조사하거나 제재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테슬라 한국 약관은 애초에 비례 환급을 약속하고 있어, 당시 공정위가 문제 삼은 '환불 제한 조항' 유형과는 결이 다릅니다.
공정위 사례를 테슬라에 그대로 갖다 붙이는 건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작 미국에서는 이 계산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게 재미있는 지점입니다.
| 구분 | 한국 | 미국 |
|---|---|---|
| 환불 방식 | 남은 기간 비례 환급 | 일할 계산 없음 |
| 근거 | 테슬라 FSD 구독 약관 | 테슬라 미국 공식 지원 페이지 |
웹에 떠도는 '중도 해지해도 환불 안 된다'는 정보는 상당수가 이 미국 정책과 한국 약관을 혼동한 결과로 보입니다.
한국은 실제로 비례 환급을 약속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는 게 확인된 차이입니다.
약관에는 취소 조항 바로 뒤에 '서비스 재개' 조항이 붙어 있습니다.
이 문장이 하이라이트까지 돼 있는데요.
"종료 또는 정지 후에 서비스를 다시 허용하는 것은 Tesla 단독 재량입니다."
문제를 해결해도 재개할 권리가 자동으로 생기지 않고, 재개를 허용해도 별도 '재개 요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문장까지 함께 붙어 있습니다.
다만 이 조항이 자발적 취소 후 재구독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확정하기 어렵고, 실제로 재구독이 거부된 사례도 이번 확인 범위에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약관 문구상 존재하는 이론적 리스크로 보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8월 21일부터 한국에서 FSD는 목돈 주고 사는 옵션이 아니라 매달 빌려 쓰는 기능이 됐습니다.
이미 904만 3천원을 내고 일시불로 구매하신 분이라면 이번 전환과 무관하게 그대로 쓰시면 됩니다, 추가 결제도 재구독 리스크도 해당되지 않습니다.
신형 중국산 모델3, 모델Y를 타고 계신 분이라면 구독 버튼을 누르기 전에 내 차가 실제로 FSD 지원 차종인지부터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아직은 차종에 따라 구독해도 쓸 기능 자체가 없을 수 있으니까요.
구독을 시작했거나 시작할 예정인 분이라면, '하루 5천원' 계산과 비례 환급 자체는 약관에 있는 그대로라는 점은 확인됐습니다.
장거리 여행을 앞두고 한 번쯤 구독했다 해지하는 정도라면 약관대로의 권리입니다.
다만 같은 약관에 '서비스 재개는 테슬라 재량'이라는 문장도 나란히 있다는 걸 함께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딱 한 줄로 정리하면, 계산은 맞지만 반복하면 그다음은 테슬라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