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FSD가 해외에서 하나씩 빗장을 풀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벨기에 승인을 시작으로 5개국이 도미노처럼 이어졌고, 호주에서는 우핸들(RHD) 차량용 정식 배포가 시작됐습니다.
두 사례는 성격이 다릅니다.
유럽은 규제 승인의 문제였고, 호주는 우핸들 전용 빌드라는 기술적 문제였습니다.
한국은 두 조건에 모두 걸려 있어서, 각각을 나눠 봐야 언제쯤 열릴지 가늠이 됩니다.
저는 테슬라가 발표하는 숫자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편은 아닙니다.
'우리 시스템이 사람보다 안전하다'는 말은
그동안 주로 미국 데이터로, 그것도 테슬라의 입을 통해서만 들어왔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주에는 결이 조금 다른 소식이 이틀 새 세 개나 겹쳤습니다.
6월 9일, 테슬라 유럽이 네덜란드에서 두 달간 쌓인 FSD 안전 데이터를 처음으로 공개했고,
같은 날 덴마크가 유럽에서 네 번째로 FSD(Supervised)를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6월 10일, 벨기에가 다섯 번째 승인국이 됐습니다.
48시간 안에 두 나라가 연달아 문을 연 셈이라,
승인 도미노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게 됐는데요.
한국은 아직 확대 일정이 공식 발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글은 테슬라 FSD 안전 데이터의 숫자가 실제로 무엇을 말하는지,
벨기에까지 닿은 승인 흐름은 어디까지 왔는지,
그리고 한국은 어디쯤인지 궁금하신 분을 위한 정리입니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하나 있는데요.
이번 데이터는 네덜란드 당국(RDW)이 발표한 것이 아닙니다.
테슬라 유럽이 6월 9일 X 게시물로 직접 공개한 '테슬라 자체 집계' 자료입니다.
기간은 2026년 4월 10일부터 6월 5일까지 약 두 달.
네덜란드 공공 도로에서 FSD로 누적 2,360만 km를 달렸다고 합니다.
핵심 수치는 이렇습니다.
수동 운전과 비교해 충돌 빈도가 3.5분의 1.
흔히 '3.5배 더 안전'이라고 헤드라인에 적히는 그 숫자의 실체입니다.
충돌이 3.5배 적게 일어났다는 뜻입니다.
부가 지표도 함께 공개됐는데요.
자동긴급제동(AEB) 작동 14.9배 감소,
급가속 8.8배 감소,
급제동 7.3배 감소,
급격한 회피 조향 약 8배 감소.
숫자만 보면 꽤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고속도로에서는 FSD가 1,660만 km를 달리는 동안 충돌이 0건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수동 운전은 1억 5,870만 km에 33건.
테슬라 표현으로는 '3.4배 안전'입니다.
반면 고속도로가 아닌 도로에서는요.
FSD 700만 km에 충돌 3건, 수동 운전 1억 5,290만 km에 109건.
개선 폭이 1.6배에 그쳤습니다.
이 차이가 왜 중요하냐면,
네덜란드에서 중상 사고 대부분은 바로 그 비고속도로 구간에서 일어난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FSD 주행의 70%가량(2,360만 km 중 1,660만 km)은
원래 사고율이 낮은 고속도로였습니다.
헤드라인의 3.5배는 이런 구성의 영향을 받은 숫자입니다.
물론 100% 신뢰할 수 있냐고 물으신다면, 아직은 아닌데요.
출처들이 짚은 한계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데이터 전부가 테슬라 자체 텔레메트리에서 나왔고,
독립적인 검증은 보고된 바 없습니다.
시스템을 만든 회사가 자기 안전 성능의 유일한 감사자인 셈입니다.
측정 기간도 두 달에 불과합니다.
비교 기준인 '수동 운전'이 네덜란드 전체 운전자 평균인지,
테슬라 차량의 수동 주행인지도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공개 시점을 두고도 해석이 나옵니다.
6월 30일 EU 자동차기술위원회(TCMV) 논의를 앞두고 나온 발표라,
브뤼셀에 미국이 아닌 유럽 차량의 실데이터를 보여주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데이터는
'테슬라가 유럽에서 처음 내놓은 성적표' 정도로 읽는 것이 적당해 보입니다.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요.

같은 날 나온 두 번째 소식이 덴마크 승인이고,
바로 다음 날 벨기에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연표로 보면 속도가 실감 나는데요.
네덜란드, 2026년 4월 10일. RDW가 유럽 최초로 잠정 형식 승인.
리투아니아, 5월 20일.
에스토니아, 5월 말(다수 보도 기준 5월 29일).
덴마크, 6월 9일.
벨기에, 6월 10일.
네덜란드 첫 승인부터 약 두 달 만에 5개국.
특히 덴마크와 벨기에는 48시간 안에 연달아 승인됐습니다.
덴마크 도로교통청(Færdselsstyrelsen)의 방식이 흥미로운데요.
자체 심사를 처음부터 다시 한 것이 아니라,
네덜란드 RDW가 내준 형식 승인을 상호 인정하는 경로를 택했습니다.
공식 성명은 이렇습니다.
"기술 문서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평가 끝에, 이 시스템이 주행 중 운전자를 보조함으로써 도로 안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RDW의 평가에 동의한다."
다만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HW4 차량 한정, 유럽 교통법규에 맞춘 커스텀 유럽판 FSD v14,
그리고 운전자가 여전히 운전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감독형' 시스템이라는 점.
자율주행 승인이 아닙니다.
북유럽 당국이 우려를 함께 밝힌 점도 기록해둘 만합니다.
FSD의 제한속도 초과 경향,
빙판길에서의 성능,
그리고 'Full Self-Driving'이라는 이름이 기술 수준을 과장한다는 점.
덴마크 승인 보도 때 '벨기에가 신속 검토 중'이라던 예상은
하루 만에 현실이 됐습니다.

이번 벨기에 건은 들여다볼수록 결이 조금 다른데요.
승인에 서명한 주체가 연방 기관이 아닙니다.
플랑드르 지역의 이동성 담당 장관 안닉 더 리더르가 서명했고,
장관 본인이 X에 네덜란드어로 '방금 승인에 서명했다'고 직접 올렸습니다.
지역 장관의 서명이 어떻게 전국 승인이 되냐면,
벨기에는 세 지역(플랑드르, 왈로니아, 브뤼셀) 중
한 지역에서 부여된 승인이 전국에서 유효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승인 경로는 앞선 나라들과 같습니다.
네덜란드 RDW의 잠정 형식 승인을 상호 인정하는 방식이고,
조건도 HW4 한정, 유럽판 FSD v14, 운전자 책임 유지로 동일합니다.
잠정이라는 꼬리표도 같이 따라옵니다.
EU 집행위가 거부하면 네덜란드 승인이 6개월 후 무효가 되고,
그 위에 쌓인 덴마크, 벨기에의 상호 인정도 함께 무너지는 구조입니다.
날짜는 한 가지만 짚어두겠습니다.
장관 서명은 6월 10일인데, 보도 시점에 따라 6월 11일로 적는 곳도 있습니다.
이 글은 서명일 기준인 6월 10일로 적었습니다.
다만 벨기에 고객 차량에 FSD가 켜진 것은 아직 아닙니다.
서류가 지역 형식승인 부서로 넘어가 행정 비준을 기다리는 중이라,
실제 배포는 그 절차가 끝난 뒤에야 시작됩니다.
이로써 전 세계에서 FSD가 승인된 곳은 13개 국가·지역이 됐고,
다음 후보로는 확대 테스트가 진행 중인 스웨덴과
서류 절차가 진행 중인 라트비아가 꼽힙니다.

지금의 국가별 승인은 EU 규정 2018/858 제39조의 예외 승인 절차를 타고 있습니다.
신기술에 대해 회원국이 먼저 국가 차원 잠정 승인을 내고,
기술 문서를 EU 집행위와 전 회원국에 보내 EU 차원 검증으로 이어가는 구조입니다.
경과를 보면,
네덜란드가 4월 13일 EU 집행위에 통보했고,
RDW가 5월 5일 TCMV에 안건을 발표했습니다.
6월 30일 TCMV 회의에서 논의가 이어지는데, 이 회의에서 표결은 없습니다.
블록 전체 표결은 이르면 2026년 10월 또는 12월,
2027년 초로 밀릴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가결되려면 27개 회원국 중 최소 15개국이 찬성하고,
찬성국 인구가 EU 인구의 65%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 사이 개별 국가들은 EU 절차를 기다리지 않고
네덜란드 승인을 상호 인정하는 방식으로 먼저 문을 열고 있는 것이고요.

한국에서도 테슬라 FSD가 이미 달리고는 있습니다.
테슬라코리아가 2025년 11월 도입을 발표했는데요.
대상은 미국산 HW4 차량, 그러니까 모델 S와 X, 사이버트럭에 한정됩니다.
이유는 제도에 있습니다.
한미 FTA에 따라 미국 안전기준을 준수하는 미국산 차량은
별도 국내 인증 없이 기능 활성화가 가능합니다.
반면 국내 판매 대다수인 중국산 모델 3와 Y는
방향지시등을 수동 작동해야 차선변경이 활성화되는 자동차규칙 제89조 같은 제약을 받고,
별도 승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국토교통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은
UN R171 기반의 국내 안전기준 개정과 실도로 검증을 진행 중입니다.
다만 공식 확정 일정은 발표된 바 없습니다.
매체 전망도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 이후까지 갈립니다.
'일정이 없다'기보다는 '제도가 만들어지는 중'이라고 읽는 것이 정확하겠습니다.
참고로 비공식 장치로 FSD를 무단 활성화하는 행위는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최대 2년 징역 또는 2천만 원 벌금 대상이라고 국토부가 경고한 상태입니다.
유럽과 한국의 차이는 여기서 갈립니다.
'유럽은 승인과 데이터가 같은 속도로 쌓이는 중, 한국은 제도가 그 뒤를 따라가는 중.'
벨기에까지 두 달 만에 5개국, 마지막 두 나라는 이틀 연속.
속도만 보면 도미노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데요.
다섯 건 모두 잠정 승인이라, 칼자루는 결국 브뤼셀이 쥐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두 달치 숫자는 분명 테슬라 FSD에 유리한 성적표지만,
자체 집계라는 꼬리표와 비고속도로 1.6배라는 결을 같이 봐야 공정합니다.
유럽의 다음 분기점은 6월 30일 TCMV 회의와 가을로 예상되는 블록 표결,
한국의 분기점은 중국산 모델 3·Y를 위한 기준 개정 완료가 될 텐데요.
이 주제가 궁금하신 분이라면 6월 30일 전후 소식을 한 번 챙겨보시길 권합니다.
유럽 표결 분위기가 잡히면, 한국 일정 논의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으니까요.
저는 테슬라 FSD 소식이 나올 때마다 한 가지가 궁금했습니다.
'우리는 도대체 언제 차례인가.'
그런데 이번 호주 소식을 들여다보다가, 그 질문 자체가 조금 틀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한국은 사실 '기다리는 쪽'이 아니더라고요.
이 글은 이렇게 정리해드리려고 합니다.
호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게 왜 의미가 큰지, 그리고 한국 독자가 진짜로 봐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테슬라가 2026년 6월 19일 호주와 뉴질랜드에 FSD(Supervised) v14.3.3을 정식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소프트웨어 빌드 번호는 2026.16.6입니다.
6월 19일 공식 발표가 나왔고, 19일부터 21일 사이 단계적으로 차량에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빌드가 북미용(2026.14.6.6)과 다르다는 점인데요.
호주는 도로 좌측 통행이라, 그 주행 환경에 맞춘 별도 빌드입니다.
배포 24시간 안에 테슬라 글로벌 차량 fleet의 0.1%에 도달했습니다.
FSD를 일시불로 샀거나 구독 중인, 호환 하드웨어 차주에게 단계적으로 풀리는 방식입니다.

이번 v14는 일단 HW4(AI4) 차량 전용입니다.
대상에는 리프레시 모델3(하이랜드)와 신형 모델Y 등이 들어갑니다.
호주에서만 수만 대 규모의 모델3와 모델Y가 해당됩니다.
그럼 그 전 세대인 HW3 차량은요.
지금은 제외입니다.
대신 'FSD v14 라이트(lite)'가 개발 중이고, 2026년 6월 말을 목표로 언급됩니다.
다만 정확한 출시일은 아직 미정인데요.
보통 미국에서 먼저 테스트한 뒤 호주로 넘어오는 흐름이라, 우핸들 HW3 차량에 언제 풀릴지는 아직 구체적인 언급이 없습니다.
HW3는 대체로 2019년에서 2023년식 차량에 해당합니다.
가장 체감되는 변화부터 하나씩 끊어 보겠습니다.
첫째, 브레이크 컨펌이 기본 꺼짐으로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자율주행을 켤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 떼는 동작이 필요했는데요.
이제는 주차 상태에서 터치스크린을 탭하기만 하면 됩니다.
주행 중에도 아무 때나 시작할 수 있고요.
둘째, 도착 옵션(Arrival Options)이 생겼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 어떻게 마무리할지 고를 수 있는데요.
주차장
실내 주차장
노상
드라이브웨이
로보택시식 정차
이렇게 선택지가 있고, 시스템이 목적지에 맞는 옵션을 알아서 평가해 제안합니다.
셋째, 속도 프로파일(Speed Profiles)입니다.
호주에는 Chill, Standard, Hurry가 배포됐습니다.
다른 시장에 있는 Sloth, Mad Max 모드는 호주에 들어오지 않았고요.
시스템이 운전자 프로필과 제한속도, 주변 교통 흐름을 종합해 적정 속도를 정합니다.

UI도 손봤습니다.
Controls 메뉴의 Self-Driving에서 자율주행 통계를 볼 수 있고요.
센터 디스플레이 시각화 화면에서 속도 프로파일과 도착 옵션을 직접 조정할 수 있습니다.
주행 자체도 더 매끄러워졌는데요.
현지 도로에서 이전보다 약 20% 빠른 처리를 보였습니다.
로터리(라운드어바웃)를 더 부드럽게 통과하고, 불필요한 차선 드리프트가 줄었습니다.
이 20% 빠른 반응은 v14.3의 MLIR 컴파일러 재작성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참고로 가격은 호주 기준 일시불 A$10,100 또는 구독 A$149/월입니다.
뉴질랜드는 구독 NZ$159/월이고요.
여기서 한 박자 멈춰야 합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이미 2025년 9월에 v13으로 전 세계 첫 RHD FSD 시장이 됐던 곳입니다.
그동안 FSD는 좌핸들(LHD) 위주로 풀려 왔는데요.
호주와 뉴질랜드가 우핸들의 '발사대' 역할을 한 셈입니다.
당시 v13은 2025년 9월 공개 2주도 안 돼 FSD Supervised 주행 100만 km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이번 v14.3.3으로, 이 지역은 v14 계열을 받는 첫 RHD 시장이 됐습니다.

우핸들이 늦었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좌핸들의 거울상 같은 도로 구조, 다른 노면 표시, 다른 교통 관습에 시스템이 새로 일반화돼야 하기 때문인데요.
북미용과 빌드를 따로 가져가는 것 자체가 그 증거입니다.
그래서 이번 배포가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호주는 영국과 우핸들, 좌측 통행 규칙을 공유합니다.
호주에서 쌓인 주행 데이터가 영국 규제 판단에 직접 관련된다는 뜻이죠.
일본이나 남아공 같은 다른 우핸들 시장도 이 배포를 참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호주와 뉴질랜드 배포가 영국, 일본 같은 우핸들 시장 확대의 발판으로 읽히는 이유입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우핸들이 풀렸으니 한국도 곧'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이 연결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국은 좌핸들(LHD) 시장이니까요.
그러니까 호주의 '우핸들 확대'는 한국 차례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병목은 우핸들 지원 여부가 아니라, 전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이 부분을 모르는 분이 의외로 많은데요.
한국은 2025년 11월에 FSD(Supervised)가 정식 출시됐습니다.
전 세계 7번째 FSD 시장입니다.
첫 배포 버전은 v14.1.4였고요.
북미 외 지역에서 v14가 처음 출시된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대상이 미국산 HW4 모델 S, 모델 X, 그리고 사이버트럭으로 제한된다는 점인데요.
이건 한미 FTA 덕분입니다.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한 미국 제조 차량은, 별도 국내 인증 장벽을 우회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핵심이 갈립니다.
국내 도로를 달리는 테슬라의 절대다수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산입니다.
한 테스트 표본 기준으로, 모델 S와 X는 상하이산이 2.4%에 불과하지만 모델3와 모델Y는 97.6%가 상하이산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상하이산 차량이 유럽(EU)과 UNECE 인증 체계를 따른다는 점인데요.
여기에는 차량이 스스로 차선 변경을 결정하는 기능을 엄격히 제한하는 규정이 들어 있습니다.
한국 자동차규칙 제89조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선을 바꾸기 전에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직접 켜도록 요구하거든요.
그래서 상하이산 차량은 운전자 입력 없는 자동 차선 변경을 할 수 없습니다.
반면 미국산 차량은 한미 FTA 특례로, 고속도로에서 수동 방향지시등 없이 차선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중국에서 FSD가 풀리는 것과, 한국에서 중국산 테슬라가 FSD를 쓰는 것은 별개입니다.
한중 FTA가 있어도 자동으로 빨라지지 않습니다.
시장마다 별도 인증 경로가 필요하니까요.

체감이 잘 안 되실 수 있어서 수치를 가져왔습니다.
2026년 4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FSD를 쓸 수 있는 차량은 모델 S, X, 사이버트럭 등 총 4,292대입니다.
전체의 2.4%에 그칩니다.
나머지 176,392대는 FSD를 쓸 수 없습니다.
전체의 97.6%고요.
그런데도 한국은 출시 100일 만에 FSD(Supervised) 누적 주행 약 500만 마일, 약 800만 km를 기록했습니다.
쓸 수 있는 차가 적은데도 굉장히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상하이산 모델3와 모델Y가 FSD를 쓸 수 있는 시기는, 2027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이건 전망이지 확정이 아닙니다.
규제 경로를 보면 이렇습니다.
국토교통부가 국제 DCAS 표준(UN Regulation No. 171)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 표준은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유지하는 조건에서, 핸들에 손을 대지 않은 차선 변경을 허용합니다.
하지만 절차가 깁니다.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에 약 6개월
개정안 작성에 약 6개월
입법 검토에 최소 3개월에서 4개월
이런 단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DCAS는 2025년 9월 발효돼 2년 전환기를 둡니다.
'한국의 관건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차종 인증이다.'
같은 글로벌 동기화 흐름에서 한국,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덴마크는 이미 v14로 점프했습니다.
중국도 곧 v14를 받을 예정이고요.
그러니까 한국은 소프트웨어 버전만 놓고 보면 이미 최전선 그룹에 있습니다.
남은 과제는 v14가 아니라, 어떤 차종이 법적으로 그걸 쓸 수 있느냐입니다.
호주 우핸들 배포가 한국 독자에게 주는 진짜 시사점은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은 받는데 우리는 언제'가 아니라
'한국은 이미 FSD가 S·X·사이버트럭에 와 있고, 관건은 중국산 모델3·Y 인증'이라는 것.
테슬라가 우핸들이라는 새 환경까지 빠르게 동기화하는 흐름을 보면서, 한국의 남은 한 칸도 결국 채워질 거라 기대하게 됩니다.
소프트웨어는 이미 도착해 있고, 남은 건 문을 여는 인증 절차뿐이니까요.